국제무역센터 주변 랜드마크 신축공사 한창
전체 면적 70% 녹지로 채우고 30%만 개발
124조 투자 이어 해마다 37조씩 추가 투입
친환경 저탄소 생태도시·디지털혁신 도시로
중국 허베이성 슝안 신구 외사판공실의 런즈다 주임이 지난 11일 슝안 신구 정중앙인 안신현에 위치한 국제무역지구 공사 현장에서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석우기자
슝안 신구 컨벤션센터 지역. 동양식 전통가옥으로 설계된 컨벤션센터가 주변 첨단 스마트건물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중국 허베이성 슝안 신구 룽둥 지구의 주택가와 상업가 모습. 녹지 70%와 자연 수로를 연결해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파이낸셜뉴스 허베이성=이석우 특파원】 "지하 공간에는 4개 철도가 교차한다. 고속철도를 타면 베트남과 인접해 있는 중국의 최남단 윈난성 쿤밍까지 이어진다. 베이징, 허베이성의 주요 거점과 연결되는 내부 순환 2개선, 다싱 국제공항에서 이어지는 1개 노선까지 모두 4개 철도 노선을 이곳에서 탈 수 있다." 슝안발전공사의 뤄샹 부총괄 매니저는 11일 슝안 신구(New area)의 정중앙인 안신현에 위치한 공사 건설 본부에서 국제무역센터 지역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곳 국제무역센터역(청지역)을 출발하는 4개 철도 노선과 역사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 2027년 초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를 계기로 슝안 신구의 입주가 가속화되고 도시 기능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슝안발전공사는 슝안 신구 개발을 위해 허베이성 정부가 출자한 공기업인 슝안 그룹의 자회사로 국제무역지구의 철도연계 및 건설 공사 등을 총괄하고 있다.
고속철도와 지하철 등 4개 노선이 개통되는 국제무역센터의 거점역인 청지역 주변으로는 벌써 랜드마크 건물들이 성큼 성큼 올라가고 있었다. 슝안발전공사의 국제무역센터 지역 건설 본부 옥상에 오르니 독일계 호텔 캠핀스키, 국제무역센터, 차이푸센터, 중화(사이노캠) 본사, 미래센터, 중국화능그룹 본사, 중국광산자원공사 등의 건물 신축 상황이 한 눈에 들어왔다. 2026년 문을 열 중화 그룹의 30층 건물은 골조 등 외관이 다 갖춰져 건물 형태를 드러냈다. "이 지역 랜드 마크 건물 가운데 하나"라는 뤄샹 매니저의 설명이다.
뒤 쪽으로 보이는 인터넷 산업센터 구역에는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서비스 기업들이 모여 있다. 롄통의 인터넷 산업원, 이통과 차이나텔레콤 등의 본부 건물 및 연구소들이 들어와서 서비스와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뤄샹은 덧붙였다. 그 뒤편으로는 중국위성통신그룹과 국가전력망공사(SGCC)의 연구소와 본사 등이 눈에 들어왔다. 비슷한 기능들을 한 곳에 모아 집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계획 도시의 성격을 잘 보여줬다.
발전전력회사인 중국화덴을 비롯해 중국시쿵, 다탕그룹, 청퉁그룹, 눙파그룹 등 거대 공기업들도 이곳으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슝안 신구 관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중국의 200개 주요 공기업들이 이곳으로 본사나 주요 연구시설 등을 이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슝안 신구 외사판공실의 런즈다 주임은 "공사가 착공된 2021년부터 지난 3년 동안 건설 사업에 6570억위안(약 124조원)이 투자됐다"면서 "올해부터는 매년 최소 2000억위안(약 37조7440억원)씩이 더 투자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구 530만명의 스마트 도시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면서 "현재 이주민 등 130만명이 롱현 지구 등의 새 아파트 구역에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슝안 신구는 베이징과 톈진의 정중간에 위치해 있다. 허베이성의 중심 위치이기도 한 슝안 신구에서 베이징이나 톈진까지 거리가 똑같이 105㎞ 떨어져 있다. 런즈다 주임은 "비대해진 베이징의 연구개발, 교육, 의료, 금융 등의 기능을 이곳으로 분산시키면서 베이징과 슝안 신구를 둘러싸고 있는 허베이성, 톈진을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융합시켜 첨단 산업기술이 발전된 세계적인 메갈로폴리스 권역으로 만들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화베이성 외사판공실의 황징은 "계획단계이던 2017년 2월, 본격적인 공사 시작 직전인 2019년 1월, 그리고 지난해 5월 등 시진핑 총서기가 방문해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지시하고 검토했다"라고 말했다. 시 총서기 등 지도부의 의지와 관심이 생각 이상으로 뜨겁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황징은 "개혁개방 초기에는 광둥성 선전과 광저우, 1990년대에는 상하이 푸둥이 중국의 발전과 경제를 이끈 대표 주자였다면 21세기에는 슝안 신구와 베이징 톈진 허베이성이 리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차 개발 대상 면적 198㎢, 건축 면적 4370만㎡에 4017개의 건물이 들어서는 등 도시 전체의 골격은 이미 갖춰졌다. 외곽 도로와 내부 기간 도로망, 생태 회랑, 상하수도 및 오하수 처리 시스템 등 도시 4대 기반이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슝안 신구의 전체 면적은 1770㎢, 이중 70%를 녹지로 채우고 30%만을 건축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전체 인구를 530만명으로 제한 해 쾌적한 생태환경 연구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의 판교 지역을 생태적으로나 도시 설계에서 더 공을 들여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한 느낌이었다. 인공지능(AI)과 빅 데이터 등으로 자율주행 등 교통, 방범, 쓰레기 및 오하수처리 등 도시의 주요 기능들을 제어하는 스마트 시티가 구축중으로 2035년까지는 기본적인 건설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런 주임은 강조했다. 태양광 등 저탄소, 스마트 도시의 전형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
베이징대학 런민의원 등 두 곳의 병원이 이미 옮겨와서 문을 열었고 중국과학원 연구혁신센터 등도 연구를 시작했다. 중국 임업대학, 베이징교통대, 베이징과학기술대 등 4개 대학은 2025년부터 신입생을 여기서 교육한다. 베이징대, 칭화대 , 베이징사범대, 베이징이공대 등도 학교 기능 일부를 이곳으로 옮겨올 계획이다. 다른 기능보다도 베이징에 몰려있는 고급 인력과 인재들을 슝안 신구로 유인해 오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정보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산업, 핀테크 등 첨단 금융 기술의 허브로 육성해 나가겠다"라는 런 주임의 설명에서도 연구 기능에 대한 강조를 읽을 수 있었다. 중국 최고의 두뇌들이 첨단 신산업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슝안 과학기술혁신센터 등 10개 이상의 산업 플랫폼을 설립했다. 베이징 시정부 및 관련기관들이 옮겨간 베이징의 행정도시 퉁저우, 신공항이 건설된 다싱 지역의 경제특구, 허베이성의 의약학 및 자동차 산업 등을 배후지로서 융합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50년에는 세계적인 메갈로폴리스의 한 축으로서 도시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제시한 도시가 될 것이라는 구상이다. 슝안 신구에서 사무실이나 상점을 자유롭게 낼 수 있다.
그러나 집을 살 수 있는 자격은 엄격히 제한돼 있다. 부동산 투기를 경계한 탓이다. 개발 전에 살았던 기존 원주민들을 제외하고는 이곳에 거점을 둔 회사의 직원이거나 고급 과학기술인재 등만 이 곳에 집을 얻을 자격을 갖는다.
june@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