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7월말' 전제로 실무 돌입
황우여, 2주간 내부의견 수렴 계획
논의 길어질 땐 8월로 밀릴 수도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앞줄 가운데)과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신임 지도부가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황우여 비대위'는 오는 7월께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의 전반적인 관리와 당 쇄신 및 통합 방안 마련에 돌입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4월 총선 참패 이후 새 선장을 뽑을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7월 개최가 유력시된다. 전당대회 룰 개정 및 관리와 당 정체성 재정립 등을 주도할 황우여 비대위는 사실상 7월 말 전대를 전제로 실무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다만 황우여 비대위는 이번 전대 쟁점인 룰 개정과 관련해 약 2주가량 내부 의견 수렴과정을 거친다는 계획인데,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본격화될 경우 전대 개최일이 다소 순연될 가능성은 있다. 이 경우 최근 잠행과정에서 여전히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등판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친윤석열계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비대위는 전대 준비를 위해 필요한 시간은 최소 두 달이라는 입장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해 선거일 공고, 후보자 등록, 예비경선, 본경선(전국 합동연설회)의 수순을 밟게 된다. 여기에 전대 룰 개정 논의 시간까지 더해야 하는 상황이라 아무리 서둘러도 7월 말에야 전대 개최가 가능하다는 게 비대위 설명이다.
현재 당에선 당원투표 100%인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비대위 일부가 개정에 찬성하는 가운데 원외위원장들은 국민여론조사를 50%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이철규 의원을 비롯한 친윤계는 현행대로 당원들이 직접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대표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과 한 전 비대위원장 등 비주류 후보군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주류는 조직표 동원, 즉 당심보다는 높은 인지도가 주요 경쟁력인 만큼 여론조사 비중이 높을수록 유리할 수 밖에 구조다.
룰 개정을 위한 공식 논의가 시작되면 당내 토론이 더욱 격화돼 2주 안에 결론을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대선 1년 6개월 전 모든 선출직 당직을 내려놓도록 한 대권·당권 분리 규정도 쟁점이다. 이에 따라 당내 의견이 분분할 경우 8월 초까지 전대 개최일이 밀릴 수 있다는 게 비대위측 판단이다. 친윤계의 바람대로 전대가 7월 내 개최되려면 룰 개정 논의가 최대한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당원 100% 투표 룰 고수 주장을 강력하게 펼칠수록 오히려 비주류측을 자극해 관련 논의에 불이 붙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게 친윤계의 고민이다. 이처럼 전대 개최 시기를 놓고 친윤계와 비윤계가 민감하게 대립하는 건 개최일이 늦춰질수록 한동훈 전 위원장의 등판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판단때문이다.
전대일이 뒤로 갈수록 한 전 위원장의 총선 참패 책임론이 다소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황 비대위원장이 이날 한 전 위원장의 향한 책임론의 부담을 덜어주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친윤계의 사정도 복잡하게 됐다. 황 비대위원장은 이날 '총선백서특별위원회' 회의에 앞서 "개인의 책임을 추궁하는 식으로 하지 말자"며 "책임은 당대표(전임 비대위원장)가 사퇴한 것으로 정치적 책임을 봉합하자. (백서의) 주어는 당으로 하자"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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