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3.9%·수출물가 4.1%↑
90달러 유가·1360원대 환율 영향
한은 "중동 리스크 계속 지켜봐야"
반도체 호조에 교역조건 개선 지속
커피 수입가격 1년 새 47% 상승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커피 수입가격이 전년동월 대비 46.7% 상승률을 기록해 수입물가는 8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커피 제품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수입물가가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두 달 만에 10달러 가까이 뛰며 90달러에 육박하고, 원·달러 환율도 상승세를 이어간 결과다. 다만 국내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의 수출물량과 금액 상승세가 유지되면서 우리나라 교역조건은 10개월 연속 개선됐다.
■90달러 육박한 국제유가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4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43.68(2020년 100)로 지난 2022년 11월(147.9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물가는 지난 1월(2.5%), 2월(1.0%), 3월(0.5%)에 이어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3.9%로 2023년 8월(4.1%)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달 국제유가가 크게 뛰며 광산품(5.6%) 등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두바이유가는 지난 2월 평균 배럴당 80.33달러에서 3월 84.18달러, 4월에는 89.17달러까지 올랐다. 지난달 기준으로 전월 대비 5.9% 상승했고,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6.9% 올랐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수입물가 상승요인이다. 원화 가치가 낮아지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수입품 가격이 오른다. 평균 원·달러 환율은 2월 달러당 1331.74원에서 3월 1330.7원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지난달 1367.83원까지 오르며 전월 대비 2.8% 상승했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3.6% 상승했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환율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4% 상승했고,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0.3% 상승했다"며 "국제유가의 경우 5월 기준으로는 아직 열흘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지금은 3월 수준으로 다시 회복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라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출물가도 환율 상승 영향으로 전월 4.1% 오른 132.17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3월(6.2%) 이후 최고 수준으로 수입물가와 마찬가지로 넉 달째 상승세다. 국내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는 전월 대비 8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물가는 원화 기준 전월 대비 10.9%,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7.9% 상승했다.
■韓 교역조건 10개월째 개선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2.53(2020년 100)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5.2% 상승하며 10개월 연속 올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수치다. 순상품교역지수가 개선됐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해외에 물건을 팔아서 사 올 수 있는 물건의 양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개선세를 이어간 것은 수입가격 내림세가 수출가격 하락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교역조건지수는 통관 기준으로 작성되는데 지난달 수입가격은 2.0% 내린 반면 수출가격은 3.1% 상승했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9.8% 상승하며 9개월 연속 상승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17.4% 상승하고, 화학제품(10.0%) 등이 증가한 결과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달러 기준 수출금액지수는 13.1% 상승, 일곱 달째 올랐다. 수출물량지수와 마찬가지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8.1%)가 크게 오른 결과다.
석탄 및 석유제품(18.3%)도 수출금액지수 상승세에 영향을 끼쳤다.
국내 수출을 견인 중인 반도체만 보면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8.5% 상승하면서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수출금액지수도 전년동월 대비 54.7% 상승하며 5개월 연속 상승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