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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국회문턱… '로톡법' 폐기 수순

변호사 광고 규제 기준을 대한변호사협회(변협) 내부 규정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로톡법'이 사실상 폐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법안은 무효가 되고 다시 처음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실제 도입이 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15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로톡법은 지난 7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와 법안소위에서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이달 말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국회에서는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앞서 변협은 지난 2021년 5월 변호사의 플랫폼 이용을 막기 위해 광고 규정을 개정하고 이를 근거로 로톡에 가입해 광고한 변호사들을 대거 징계했다. 결국 법무부가 지난해 9월 징계를 취소하고 나서야 수년간의 갈등이 일단락됐다.

정치권에선 변호사 광고 규정에 대한 권한을 바꾸는 관련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다. 야권에서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지난해 5월 변호사에게 금지되는 광고 유형에 대한 결정권을 기존 변협에서 대통령령으로 넘기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4월 비슷한 취지로 변협이 임의로 소속 변호사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법안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로톡법에 대한 국회의 논의가 이뤄진 것은 지난해 6월이 마지막이다. 당시 법사위 논의 과정에선 법사위 의원들과 법무부, 변협, 로톡 서비스업체인 로앤컴퍼니측이 나와 치열하게 의견을 냈다.


당시 변협 측은 "현재 나온 개정안은 사설 중개 플랫폼에게 공익적 책무나 처벌 조항 없이 무제한 허용하는 것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리걸테크산업협의회정무이사자격으로 출석한 로앤컴퍼니 측은 "변협이 주장하는 불법 중개 플랫폼이라고 하는 멍에를 안고 반복적으로 고발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변협은 계속해서 고발을 한 뒤 저희를 불법 플랫폼이라고 일방 주장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현재까지도 법안이 본회의로 상정되지 않아 이번 국회에서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