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 A씨가 유아인의 정신 건강상태 및 진료 상황을 증언했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5형사부는 프로포폴 상습 투약, 타인 명의 수면제 불법 처방 매수, 대마 흡연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의 5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는 유아인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 A씨에 대한 심문이 진행됐다. 애초 두 의사에 대한 심문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정신과 주치의 B씨는 불출석했다.
A씨는 유아인과는 사적으로 모르는 사이였다며 "유명한 배우라는 정도만 알았다. 따로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유아인이) 수면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며 "만성 우울감이나 사람을 만날 때 심장 두근거림, 답답함, 호흡 곤란, 공황 증상 등을 겪어 이를 치료하기 위해 내원했다"고 처음 만난 경위를 설명했다.
A씨가 작성한 지난 2021년 6월 29일 유아인의 첫 진료 기록에는 '지속적으로 사망 사고를 포함한 우울감 호소함'이라고 적혀 있다. 이후 7월 1일, 7월 6일 진료 기록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겼다.
유아인이 2022년 4월 29일 내원한 당시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얼굴을 봤을 때도 체중이 엄청 빠져 있는 상태였다"며 "사망 충동이 늘었더라. 특히 '안절부절 못 하겠다', '불안하다', '집중이 안 된다', '산만하다'라고 말해서 차트에도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증상들 때문에 불안을 조절하는 약을 줬던 걸로 기억한다"며 "(유아인이)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프로포폴을 비롯해 대마,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미다졸람, 알프라졸람 등 다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2021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는 타인 명의로 수면제 1100여 정을 불법으로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있다.
유아인은 대마 흡연 및 프로포폴 투약 등 혐의만 일부 인정했다. 그의 6차 공판은 내달 18일 진행된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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