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DB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에 핵심 인물로서 허위 자료를 제출해 500억원 넘게 빼돌리고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16일 서울남부지법 제14형사부(장성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사장 등 4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에서 이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 전 부사장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 전직 임원 A씨(45) 측은 "급여 관련 업무상 횡령 외에는 모두 부인한다"고 했고, B씨(50)는 기록 검토를 마치지 않아 공소사실 인부를 밝힐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다른 전직 임원 C씨(47)의 변호인은 "대체로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며 "C씨가 이 전 부사장, A씨 등과 함께 이슬라 카지노를 직접 실사했고, 불법 도박장 내용을 누락하고 리조트 매출액 등이 허위로 기재된 참고 자료를 A씨 등으로부터 전달받아 그대로 투자심사보고서에 기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슬라 리조트 카지노 인수 전반 대해 구체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상사인 이종필 지시에 따라 수동적 관여했고 피고인이 경제적 이득을 취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8년 12월 이 전 부사장 등이 메트로폴리탄 그룹에서 정상적인 사업에 투자를 받는 것처럼 라임 측을 속여 펀드 자금 300억원을 투자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사실은 불법 도박장이 설치된 필리핀 이슬라 카지노를 인수하려는 목적이었다.
A씨와 B씨는 라임 투자 결정 시스템의 취약점을 악용해 지난 2019년 4월에 개인 사업에 사용할 목적을 숨긴 채 허위 재무자료를 제출, 210억원을 챙긴 혐의도 적용됐다.
이때 인수한 법인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허위 급여를 지급하며 법인자금 64억원을 횡령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 관련 특경법 위반 사건 재판을 받던 중 A씨에게 법정에서 위증하도록 요구하고, 이에 A씨가 위증해 각각 위증교사·위증 혐의도 적용됐다.
이 전 부사장은 김 전 회장과 라임 자금이 투자된 메트로폴리탄 계열사 지분을 서로 나누면서 25억원을 받았는데, 이에 관해 A씨에게 서신을 보내 검찰 진술을 번복할 것을 종용했다.
이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6월 13일 열린다.
한편 이 전 부사장은 지난 2022년 징역 20년과 벌금 48억원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상태에서 추가로 기소됐다. 이 전 부사장과 함께 '라임 몸통'으로 불리던 김영홍 전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해외로 도피해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