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서울시·부산시·금융권과 공동으로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콘래드 다운타운호텔에서 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한 기업설명회(IR)인 ‘인베스트 K-파이낸스 뉴욕 IR 2024’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진행된 해외투자자와의 대화에서 금융당국 및 금융권 수장들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 사진=서혜진기자
[파이낸셜뉴스 뉴욕(미국)=서혜진기자]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수익률 개선, 발행주식 축소 등을 약속했다. 두 수장 모두 ROE(자기자본이익률) 10%를 수익 목표치로 제시하며 비은행 수익제고와 해외 현지화, 디지털 금융 등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가업승계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과 한계기업의 증시 퇴출 등으로 한국 증시 레벨업을 돕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양종희·진옥동 회장 "ROE 10% 목표"
이날 미국 뉴욕 콘래드 다운타운 호텔에서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지자체·금융권이 공동 개최한 '인베스트 K-파이낸스 뉴욕 투자설명회(IR)'에 참여한 국내 6개 금융사 수장들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주주가치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 펀더멘털 강화 △일관성 있고 중장기적인 자본 관리 정책 통해 자본력 유지 △주주환원 수익 제고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특히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 펀더멘털을 위해 "ROE(자기자본이익률) 10%는 나오도록 관리하고 있다"며 "그룹 포트폴리오는 어느 정도 완성이 돼 수익 창출 펀더멘털이 탄탄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자본관리정책은 핵심자기자본비율(CT1)을 13% 중반대로 관리할 것"이라며 "최소한 명목 성장하고 수익이 창출될 경우 가급적 많은 부분을 주주 환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으로 현재 동종업계 대비 125~160% 수준인 발행주식을 줄여 ROE 10%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선택과 집중'
두 금융그룹 수장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웠다. 양 회장은 "해외와 디지털 두 공간에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며 "선진국 시장에서는 선진 금융기관과 제휴해 고객들에게 안정적이면서도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을 제공하려 한다. 동남아시아는 인구가 많고 성장률 좋은 인도네시아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100% 지분을 사서 나갈 건지 좋은 파트너를 구해 가야 할지 등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현지 차별화에 성공한 베트남을 대표 모델로 소개했다. 그는 "현재 베트남 은행 지점이 50개이고 증권·카드까지 직원이 약 4000명 수준인데 국내 주재원이 25명 정도"라며 "현지화에 굉장히 성공해 그룹 총 이익의 5% 수준을 내고 있다"고 했다.
진 회장은 "일본에서는 채널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한 자산을 획득해가는 전략"이라며 "전통 금융이 아니라 일본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자회사를 하나 설립해 한국의 IT를 일본에 입히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이 늦은 보험사들도 적극적인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은 "자산운용을 미래 수익의 비중이 높은 핵심 사업으로 보고 이에 맞게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미국 시장에서도 자산운용사 지분투자를 염두에 두고 일부 물건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부동산 등 대체투자 비중을 현재 5%에서 26%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는 "기존 건강보험 뿐 아니라 사이버보안 보험, 펫보험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금감원·거래소 "제도개선으로 밸류업 지원"
이복현 금감원장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과감한 제도개선으로 기업들의 밸류업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밸류업 정책은 최대한 거래소와 함께 노력해 기존에 공표된 일정보다 가능한 줄일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울러 상장사들의 대책 동참을 위한 핵심요소로 시장이 주목하는 세제 지원책과 관련해 "배당소득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 법인세 감면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정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기업 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려면 상속세 전체에 대한 개혁은 어렵더라도 기업 가업승계와 관련된 (상속)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상장사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쪼개기나 (모자회사) 중복상장 문제를 막기 위한 관련법 개정을 검토 중"이라며 특히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법 개정으로 통한 이사회의 주주 충실의무 도입이 필요하며 하반기 차기 국회 출범 전에 범정부 차원의 논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정은보 이사장은 "상장사 명맥만 유지하면서 시세조종이나 대주주 사익추구 같은 불공정행위에 악용되는 좀비기업의 증시 퇴출을 금감원과 함께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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