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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이란 라이시 대통령, 탑승 헬기는 55년 넘은 미국제 '벨-212'

'사망' 이란 라이시 대통령, 탑승 헬기는 55년 넘은 미국제 '벨-212'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생전인 2021년 8월 5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태운 헬리콥터가 추락한 가운데 해당 헬리콥터가 50년 이상 운용된 미국산 노후 기종일 것이란 추측이 제기됐다.

20일 로이터 통신은 라이시 대통령이 사고 당시 미국산 '벨-212' 헬기를 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현지 외신에 따르면 이 헬기는 1960년대 후반부터 운용된 노후 기종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 예비역 출신의 CNN 군사 분석가 세드릭 레이턴은 "샤(이란 국왕)의 집권 후기인 1976년 벨-212 헬기가 상업적 형태로 처음 이란에 도입됐다"고 말했다.

레이턴은 "그 이전에는 미군에서 사용됐기 때문에 이 헬기 기종이 실제 운용되기 시작한 건 이르면 1960년대 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추정대로면 사고 헬기는 생산 초기 모델일 경우 55년 이상된 노후 헬기로 추정된다. 예비 부품 조달 등 안전과 관련한 문제가 이전부터 제기될 수 있었다는 판단이다.

이란은 다양한 기종의 헬기를 운용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제재로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이란 군용기 대부분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의 기종이다.

벨-212는 미국 업체인 벨 헬리콥터가 만든 헬기로 1968년 초도 비행을 했다. 이 기종은 2개의 날개(블레이드)에 쌍발 엔진을 장착했고 최대 탑승 인원은 조종사 1명과 승객 14명 등 15명이다.


헬기 전문가인 폴 비버는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벨-212는 석유 시추시설에서 지원용으로 사용되는 민간 헬기로 군용 버전도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헬기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에서 열린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이동하던 중 헬기 추락 사고를 당했다. 탑승자 9명 전원이 사망했으나 함께 이동 중이던 다른 헬기 2대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