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이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트롯뮤직어워즈 2024'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차를 들이박은 뒤 자리를 떠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사건 발생 10일 만에 음주 운전 사실을 인정한 가운데, 구속 가능성이 커지자 태도를 바꾼 것 같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대 징역 15년 형을 받을 수 있는 음주치상죄 적용, 또 구속 가능성이 대두되자 '음주는 안 했다'고 부인으로 일관하던 태도를 바꾼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18일과 19일 창원 공연을 강행한 것에 대해선 "40억 원으로 예상되는 매출 손실을 피하기 위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에 앞서 이 교수는 "그동안 김호중과 기획사는 음주 운전을 뺀 사고 후 미조치와 도주 치상은 인정하고 가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전날 갑자기 태도를 바꿔 '음주 사실'을 인정한 것에 대해선 "음주물과 관련된 국과수 부산물 검사 결과가 나온 데다 스크린 골프장, 음식점 등에서 술을 주문해 마신 영상증거를 경찰이 확보했을 가능성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징역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중형에 처할 수 있는 음주치상죄는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수치가 없어도 비틀거린다, 혀가 꼬인다(로 판별이 가능하기에) 대리운전 차를 탔을 때 김호중이 휘청거렸다는 둥 간접증거로도 처벌할 수 있다"며 이런 가능성에 따라 인정하는 쪽으로 급선회한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매니저가 증거 인멸도 했고 (김호중이 음주 사실을) 계속 부인하는 건 구속 수사를 앞당기는 길이라고 자체 판단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10일간 음주 운전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버틴 것과 관련해선 "최대한 금전적인 손해는 보지 않으려고 하는 미시적 전략도 작동됐다"며 "콘서트를 이틀간 강행한 건 매출액 40억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 교수는 "김호중 씨 스스로 '내가 음주 운전했는데 가짜 자수를 해 달라'는 녹취록을 경찰이 확보했다는 보도가 태도 급변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김호중과 기획사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 아니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몰입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016년 4월 방송인 이창명 씨가 교통사고를 낸 지 9시간여 만에 경찰에 출석해 음주 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재판부가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합리적 의심은 드나, 술의 양이나 음주 속도 등이 측정되지 않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한 사례에 기대를 너무 걸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기획사가 '음주 운전만 아니라면 벌금형에 그칠 것이며 나머지는 다 안고 가겠다', '김호중만 생존하면 기획사는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도 잘못이었다"고 분석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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