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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법적 명분도 생겼는데... 의료계 "의사 수 재추계" 마이웨이

정부의 의대 증원이 예정대로 추진되는 가운데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21일 정부에 의사 수 추계를 위한 최신 자료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앞으로 필요한 의사 수를 정확하게 추산하는 것이 공공복리는 물론 국민의 건강증진에 중요한 만큼 의료계가 올바른 의료체계에 대한 연구를 제대로 진행해 의대정원에 대한 합리적인 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 시나리오를 반영한 필요 의사 수 추계 연구'를 위한 필요한 데이터를 논의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는 "지난 16일 서울고등법원이 의대 증원 집행정치 신청을 기각한 판결은 의료계에 다시 한번 절망을 안겨줬지만 법원이 객관적 근거 제출 요구를 통해 정부의 관련 연구와 조사, 논의가 미비하거나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래에 필요한 의사 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미래 한국의 의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고, 지난 14일 공청회를 통해 국민과 환자들이 원하는 의료 시스템이 의료계가 원하는 시스템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정부가 추구하는 의료 시스템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 의사 수 추계를 위한 필요한 최신 자료를 성실히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고, 이 자료들은 대부분 기존 연구에서 활용하였던 자료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빠른 시간 내에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청 등 국가기관에 최신 자료를 요구했다.

비대위는 "국내외 연구자들은 올바른 의료체계에 합당한 의사 수 추계 연구에 동참해달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최신 자료를 오픈 데이터 셋 형태로 모든 연구자에게 공개해 역량이 있는 연구자라면 누구든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비대위는 "의대정원에 대한 합리적 안을 만들기 위한 이번 연구는 시간과 노력,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향후 의료정책은 의료공급자와 의료소비자, 정부가 협의해 만들어가야 하지만 현장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의료진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야 한다"며 "이런 정책은 정권이나 공무원 임기에 좌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가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지난 16일 서울고법이 기각하면서 의대 증원정책은 법적 정당성을 확보했지만 과학적 근거는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의대 증원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의사 수 추계를 다시 해보자는 것이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입장이다.

다만 정부는 의정갈등으로 의대정원 확대 등 입시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신속하게 의대 증원을 추진할 계획이기 때문에 의료계의 이번 주장이 정책 추진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