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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중소병원 경영 위기… 지난해 적자·자본잠식 90곳 넘어

부산 시내 의료법인 103곳 조사
대부분 종합병원만 영업익 선방
일부는 '재산 부정 사용' 의심
市, 10월까지 전문가들과 점검

지난해 부산지역 의료법인의 경영실적이 전년보다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투명한 의료환경을 조성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시내 의료법인 103곳의 지난해 사업실적 분석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부산에서 운영 중인 의료법인은 종합병원 13곳, 병원 24곳, 정신병원 13곳, 요양병원 89곳, 치과병원 3곳, 한방병원 3곳, 의원 4곳, 한의원 3곳, 치과의원 1곳 등이다.

이들 의료법인의 사업실적 분석 결과를 보면 종합병원만 평균적으로 영업이익을 냈고, 그 외 의료기관은 전반적으로 영업손실을 봤다.

특히 중소병원들은 8.8%나 영업손실을 냈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법인은 전년보다 3곳 늘어난 30곳이고, 적자운영 병원은 13곳이 증가한 66곳이었다. 일부 법인에서는 재산의 부정사용이 의심되는 정황도 확인됐다.

요양병원은 전년도 대비 부채비율이 개선됐으나 이는 경영악화에 따른 휴업으로 운영형태를 전환한 4곳의 사업실적이 제외된 결과여서 실제 요양병원들의 경영실적 또한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의료법인의 경영실적이 악화한 주된 이유는 환자 수요에 대비해 의료기관이 과소 또는 과잉 공급된 것이 원인"이라며 "이에 따라 요양병원과 중소병원의 경영실적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시행한 '제5차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에서 2026년 말까지 부산지역 300병상 이상 대형병원 병상은 일부 지역에서 다소 부족할 수 있으나 요양병상은 1만2000개, 300병상 이하 병원 병상은 9000개 이상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시는 이번 분석 결과를 향후 의료법인 관련 정책 수립에 반영하는 한편 오는 10월까지 부실운영 또는 재산 부정사용이 의심되는 법인 등 20곳을 대상으로 회계 분야 전문가와 함께 현장 지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에도 점검을 벌여 법인 18곳에 대해 시정 또는 행정처분 조치를 한 바 있다.

이소라 시 시민건강국장은 "의료법인이 설립 취지를 스스로 되새기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법인 운영의 전반적 사항을 점검하고 지도할 예정"이라며 "점검을 통해 위법사항이 확인된 의료법인은 단호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