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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연속 금리 묶은 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2.5% 예상” [상보]

기준금리 3.50%로 11회 연속 동결
물가 불확실성 크고 美 탈동조화 부담
올해 성장률은 2.5%로 0.4%p 상향 조정
물가상승률 2.6%로 석 달 전 전망 유지

11회 연속 금리 묶은 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2.5% 예상” [상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11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물가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면서 관망세를 유지했다. 1·4분기 경제성장률도 예상을 크게 웃돌며 선제적인 금리 인하 명분도 흐려진 가운데 올해 경제성장률은 2.5%로 당초 전망보다 0.4%p 상향조정됐다.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2·4·5·7·8·10·11월과 지난 1·2·4월에 이은 11회 연속 동결로 ‘최장 금리 동결’ 타이 기록을 세웠다.

이번 결정에는 물가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올해 2월(3.1%)과 3월(3.1%) 3%대를 유지하다가 4월(2.9%)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으나 과일을 비롯한 농축수산물은 10.6%나 뛰었다. 중동 리스크로 유가 불확실성도 높은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 경로를 통한 물가 상방 압력도 높다.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불확실성도 커졌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둔화되면서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졌지만, 연준 인사들은 매파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21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물가) 지표 둔화세가 3∼5개월 정도 지속돼야 연말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연준의 9월 인하 가능성은 60% 초반 수준이다.

예상 밖 성장세로 경기를 부양해야 할 명분도 줄었다.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로 시장 전망치(0.5~0.6%)를 두 배 이상 웃돌며 ‘깜짝 성장’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상향했다. 지난 2월 경제전망보다 0.4%p 높인 수치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2일 “작년 한 해 성장률이 1.4% 수준이었는데, 한 해 성장을 1분기에 한 것”이라며 “얼마나 상향하느냐가 문제지 기술적으로 GDP 성장률 상향을 안 할 수 없다”고 성장률 조정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 한은 전망치 2.5%는 주요 전망기관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측한 2.6%에 비해 소폭 낮은 수준이다. JP모건은 올해 국내 GDP 성장률을 2.8%까지 전망 중이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기존 2.3%에서 2.1%로 낮췄다. 올해 예상보다 크게 성장하는 점을 고려할 때 2025년에 성장세가 소폭 둔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3개월 전 수치(2.6%)와 동일하게 봤다. 한은은 지난해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한 뒤 5월, 8월엔 2.4%로 낮추고 11월 2.6%로 상향 조정한 후 2월까지도 2.6%를 유지한 바 있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1%로 석 달 전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