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라틴계 주민 밀집 지역인 뉴욕 브롱크스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슈워츠먼이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월스트리트 자금이 트럼프로 돌아설 전망이다. AFP 연합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지지로 돌아섰다.
유태계인 슈워츠먼은 "반유대주의가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슈워츠먼의 트럼프 지지는 월스트리트의 유태계 거부들이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슈워츠먼, 돌고 돌아 트럼프
슈워츠먼은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자로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2021년 1월 6일(현지시간) 연방 의사당 점거 폭동 뒤 트럼프와 관계를 끊었다.
그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비판론자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지지했고, 그에게 20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러나 슈워츠먼은 성명에서 트럼프 지지로 선회한다고 밝혔다. 반유대주의 급부상을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들이 상황을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슈워츠먼은 24일 "대부분 미국인처럼 미 경제, 이민, 외교 정책이 나라를 잘못된 길로 이끌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런 이유들로 인해 (이번 대선에서) 변화를 위해 투표할 것이며,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자금, 트럼프에 몰리나
슈워츠먼의 트럼프 지지 선언은 월스트리트 자본이 트럼프로 물꼬를 트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선거 자금 모금에서 뒤처졌던 트럼프가 월스트리트, 또 최근 실리콘밸리 거물 벤처 투자자들의 지원 속에 대규모 선거 자금을 확보할 수도 있게 됐다.
지난달에는 헤지펀드 투자자 존 폴슨이 플로리다 주에서 트럼프 후원행사를 개최해 5000만달러 넘는 돈을 선거자금으로 마련해 건넸다.
슈워츠먼이 지지로 돌아섬에 따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지지했던 켄 그리핀, 폴 싱어 등 월스트리트의 거액 공화당 후원가들이 트럼프 지지로 돌아설지가 관심사가 됐다.
텃밭 텍사스 오일머니 확보
트럼프는 22일 텍사스주를 돌면서 석유 재벌들로부터 선거 자금을 끌어모았다.
"기후위기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트럼프는 바이든의 환경·기후 정책에 불만이 많은 석유 재벌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였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극찬해 마지않는 독립 석유업체 옥시덴털페트롤리엄 CEO 비키 홀럽과 컨티넨털리소시스 회장 해럴드 햄이 트럼프 후원 행사를 주최했다.
오는 11월 5일 대선을 좌우할 경합주에서 바이든을 따돌리고 있는 트럼프가 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 일부 벤처 투자자들, 석유재벌들의 오일머니를 중심으로 마련된 선거 자금을 바탕으로 바이든과 격차를 더 벌릴 개연성이 높아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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