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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우량 회사채, 정크본드 추락 위험 고조...신용 등급 강등 예고

[파이낸셜뉴스]
미 우량 회사채, 정크본드 추락 위험 고조...신용 등급 강등 예고
미국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드는 가운데 올해 3년 만에 처음으로 회사채 신용등급이 오르는 경우보다 내리는 경우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2022년 6월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슈퍼마켓에서 한 여성이 장을 보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미국 우량 회사채 가운데 정크본드로 강등될 위기에 몰린 회사채 비중이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예상되는 회사채를 압도하고 있다.

미국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신용평가사들이 기업들의 신용 등급을 강등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8조9000억달러(약 1경2100조원) 규모의 우량 회사채 가운데 정크본드로 추락할 위험이 높은 회사채 비중이 점증하고 있다.

올해 미 기업 신용등급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신용등급 강등이 상승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부정적 관찰대상' 2배 폭증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 분석을 인용해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예고하는 '부정적 관찰대상' 또는 '부정적 전망'에 포함된 투자등급 회사채 비중이 연초 이후 2배 가까이 폭증했다고 보도했다.

영화사 파라마운트글로벌, 통신·미디어 업체 차터커뮤니케이션스 등이 발행한 회사채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투자등급 회사채에서 정크본드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 정크본드 추락 가능성이 높은 회사채 비중은 전체 투자등급 회사채 대비 지난주 5.7% 수준으로 높아졌다. 연초 2.9%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은 '긍정적 관찰대상' 의견을 받은 회사채 비중은 감소했다.

1월 7.9%에서 지난주 5.3%로 줄었다.

경기 둔화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높은 회사채 비중은 절대치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흐름이 좋지 않다.

미 경제 성장세가 올 들어 고금리 지속 여파로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회사채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을 예고하고 있다.

BofA는 투자등급 회사채 신용 펀더멘털은 "대체로 탄탄하지만 일부 회사채의 경우 최근 들어 정크본드로 강등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라진 환경


회사채 시장은 1년 사이에 구도가 급격히 바뀌었다.

1년 전만 해도 정크본드였다가 투자등급으로 격상된 이른바 '떠오르는 별(rising stars)' 회사채들이 압도적이었다.

투자등급에서 정크본드로 추락한 이른바 '타락천사(fallen angels)' 비중을 압도했다.

미 경제가 경기둔화에 빠질 것이라던 우려가 퇴색하면서 회사채 신용등급 상승이 잇따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떠오르는 별' 회사채 규모는 1190억달러로 최소 201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에는 그 순증 규모가 고작 200억달러에 그쳤다.
이례적인 신용등급 상향 조정 속도가 다시 제자리를 찾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골드만은 분석했다.

다만 당분간은 시장이 요동칠 위험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 채권 수요가 높아 신용등급이 강등되더라도 새로 발행되는 회사채가 시장에서 쉽사리 매수자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