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지출규모 세계 2위 특허출원 건수 세계 4위
반면 생산성 증가율은 2001~2010년 연평균 6.1%에서 2011~2020년 0.5%로 둔화
기초연구 인센티브 제공, 산학 협력 확대, 혁신 클러스터 활성화 추진 필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2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기업들이 혁신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2010년대 이후 생산성은 크게 둔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초 연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과 산학 협력 확대, 혁신 클러스터 활성화 추진, 벤처캐피탈의 혁신 자금 공급 기능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혁신 활동 지표가 글로벌 상위권을 나타내고 있지만, 생산성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R&D 지출 규모는 2022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4.1%로 세계 2위, 특허 출원 건수는 2020년 기준 4위다. 반면 생산성 증가율은 2001∼2010년 연평균 6.1%에서 2011∼2020년 0.5%로 크게 낮아졌다.
보고서는 미국에 특허를 출원할 정도로 혁신 실적이 우수한 기업들의 생산성 증가율이 2010년대 이후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8.2%였지만, 2011~2020년에는 1.3%로 낮아졌다.
혁신기업의 경우 대기업을 중심으로 혁신실적의 양은 늘었지만 질이 낮아진 점, 중소기업의 혁신자금조달 어려움이 가중된 점, 혁신잠재력을 갖춘 신생기업의 진입이 감소한 점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대기업이 미국에 출원한 특허 건수는 전체의 95%에 달하지만 특허피인용건수는 중소기업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기업혁신조사에 따르면 저업력 제조 중소기업 중 외부 자금 부족을 토로한 기업 비중은 2007년 9.9%에서 2021년에는 45.4%로 늘었다.
잠재력을 갖춘 신생기업의 진입이 줄었다는 점도 문제다. 저업력 중소기업 중에서 설립 후 8년 내에 미국 특허를 출원한 신생기업의 비중은 2010년대 들어 감소세를 지속해 10%를 하회하고 있다. 저업력 중소기업 업력은 2001년 1.6세에서 2020년에는 12.5세로 8배 커졌다.한은은 기업의 혁신활동이 생산성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 혁신실적의 질과 밀접한 기초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기초연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산학협력 확대, 혁신 클러스터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아울러 벤처캐피털에 대한 기업의 접근성을 확대하고, 투자자금의 중간 회수가 원활하도록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창조적 파괴를 주도할 수 있는 혁신 창업가를 육성하기 위해 창업 도전을 격려하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한은이 구조모형으로 시나리오 분석에 나선 결과 연구비 지원 및 산학협력 확대 등 기초연구가 강화될 경우 경제성장률과 사회후생이 각각 0.2%p, 1.3% 개선되는 결과가 나왔다. 자금공급여건 개선, 신생기업 진입 확대 등 혁신기업 육성이 진전될 경우 각각 0.1%포인트, 1.4%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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