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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大法 판결전 입시요강 발표 안돼" 정부 "예정대로 추진"

의료계 "의대증원, 의료시스템 붕괴 가져올 것"
"관련 재판 끝나기 전까지 의대 증원해선 안돼"
尹대통령-정부 "증원, 차질없이 추진" 재확인해

의료계 "大法 판결전 입시요강 발표 안돼" 정부 "예정대로 추진"
지난 23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 수술센터 앞에서 의료진이 환자 침상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가 예정대로 시행되는 가운데 의료계는 이를 저지하는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대학 입시요강 발표를 중지해달라고 주장했다.

"대법 판결전 입시요강 발표 안돼"

27일 오전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서울 용산구 의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료의 붕괴를 막아달라며 이 같이 밝혔다.

정부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붕괴를 막기 위해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부족한 의사 수를 채우기 위해 의대 증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료계는 이에 극렬하게 반발했고 이 사안은 서울고등법원 재판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재판부가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정부의 의대 증원은 예정대로 추진되게 됐다. 당장 2025학년도 의대는 1509명이 추가 증원된다.

전의교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32개 대학 총장은 3개의 고등법원 항고심과 1개의 대법원 재항고심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대학 입시요강 발표를 중지하고, 사법부는 의학교육현장의 붕괴를 막을 수 있도록 ‘소송 지휘권’을 발동해달라"며 "정부도 대법원 최종 결정 전까지 입시요강 발표 등 행정절차를 중지하고 대법원 재판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천재지변이나 대학 구조조정도 아닌 상황에서 2025학년도 입시를 8개월도 남기지 않은 지난 2월 6일 정부는 갑자기 의대 증원 2000명을 발표하면서 입시 현장을 대혼돈의 장으로 만들었고 입시생과 학부모를 큰 혼란에 빠지게 했다"며 "공공복리를 위해 의과대학 교육현장의 붕괴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원이 40명인 학교에 130명으로 받으라는 것은 40명 정원인 버스에 325%를 늘려 승객 130명을 태우라는 버스회사 사장의 명령과 유사한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승객의 생명을 담보할 수 없고 버스도 고장날 것이며 의학교육 현장 역시 붕괴하고 그 여파는 10년 넘게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1만3000명이 제기한 ‘의대정원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항고심 고법 3건과 부산대 의대 재학생 4명이 포함된 재항고심 대법 1건이 오는 30일 이내로 결정되기를 소망한다"며 "대법원에서 재항고 건의 최종 결정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의 증원·입시요강 발표를 보류하는 소송 지휘권을 발동해주길 간청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의대증원 예정대로 추진

정부는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일관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6일 의료계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이 사건 처분의 집행을 정지할 경우 의사 인력 확충을 통한 필수·지역의료 회복이라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기각했다. 이 결정에 따라 정부의 의대 증원을 법적 명분을 확보했고 현재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다.

이날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대통령이 향후 의료개혁 추진을 위해 각 부처에 필요한 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며 "앞으로 정부는 중대본을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힘을 모아 대통령이 당부한 사항들을 충실히 이행해가겠다"고 말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부에 "증원이 이루어진 대학과 적극 협력해 대입 시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원활한 교육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당부하면서 복지부에도 "비상진료체계를 굳건히 유지하는 한편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으로 돌아와 환자 곁에서 수련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의료계에 대해 "이제는 국민들의 불안감과 고통을 가중시키는 갈등과 대립을 거둬야 한다"며 "정부는 의료계와 형식과 의제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고, 우리 의료체계의 근본적 혁신을 위한 개혁과정에 동참해달라"고 덧붙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