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 개최
국내 현금 수용성 평가하고 화폐수급 동향 살펴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2024년 상반기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가 열렸다.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일상 속에서 현금 사용 빈도가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현금 결제 기능이 있는 키오스크도 함께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건비 절감 필요성 등으로 무인 키오스크가 늘어나고 있으나 상당수가 현금 결제를 지원하지 않아 현금사용 선택권이 위협받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2024년 상반기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28일 밝혔다.
협의회 의장인 김근연 한은 발권국장은 이날 “일상생활에서 현금 사용이 계속 감소하고 있으나, 우리 사회에서 현금 접근성과 수용성 저하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선 국내 현금 수용성 현황 및 현금 수용성 제고를 위한 대응책과 관련한 의견이 오갔다. 현금 수용성은 일상적 상거래에서 거절 우려 없이 현금이 지급수단으로서 수용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현금 수용성이 저하될 경우 고령층 등 현금 의존도가 높은 취약계층의 소비활동이 제약될 수 있다.
회의 참석자들은 “향후 현금 없는 매장 수가 빠르게 확대될 경우 현금 수용성이 급격히 저하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 현금 수용성 현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해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금사용선택권 보장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금없는 매장에서도 필요시 현금결제가 가능하다는 문구를 추가하고 현금 결제 기능이 있는 키오스크를 일부 배치하는 등 현금결제 거부가 당연시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최근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현금없는 버스’가 확대되고 있으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현금 소지자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탑승 후 버스에서 교통카드를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등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한편 참석자들은 최근 화폐 수급 동향 및 주요 특징 등에 대한 정보도 공유했다. 화폐발행잔액은 지난해 1·4분기 176조원에서 올해 1·4분기 185조원으로 5.1% 늘었다. 이는 금리 하락에 따른 예비용 및 가치저장 목적의 화폐수요가 확대되고 외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하면서 고액권을 중심으로 화폐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실제 외국인 입국자 수는 올해 1월과 2월에 각각 전년 동월 대비 99.4%, 113.6% 증가했다.
협의회는 앞으로도 참가 기관 간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하면서 우리나라 화폐유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아울러 향후 분과 실무회의 등도 활성화해 이번 회의에서 제시된 개선사항을 구체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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