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총리 공관 앞에서 TV 연설을 통해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날 스페인과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 3개 유럽 국가가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했다. AFP 연합
스페인, 아일랜드, 노르웨이가 28일(현지시간) 정식으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다.
지난주 3국 합의를 이날 공식화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스라엘 등을 겨냥해 팔레스타인을 공식 인정한 것은 "누군가와 등을 돌리려는 결정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끝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산체스 총리는 수도 마드리드 총리 공관 앞에서 TV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이는 단순한 역사적 정의만이 아니라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도 이날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한다면서 다른 나라들도 따를 것을 촉구했다.
해리스 총리는 "두 나라 해법의 희망을 지속하고, 그 목표가 살아 있도록 하기 위해 국가로서 택할 수 있는 실용적인 행동들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 3국이 팔레스타인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려는 계획을 지난주 공개한 뒤 이스라엘은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3국 주재 대사들을 본국으로 송환했고, 예루살렘의 스페인 영사관에는 서안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영사 업무 제공을 금지했다.
이스라엘은 아울러 3개국의 이스라엘 주재 대사들을 초치해 이번 전쟁을 촉발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기습 당시의 영상들을 보여줬다.
또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산체스의 이날 발언은 "유대인들에 대한 대량 학살과 전쟁범죄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스페인과 아일랜드, 노르웨이가 이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현재 유엔 회원국 대부분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고, 2014년 독단적으로 먼저 움직인 스웨덴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부 국가들도 팔레스타인을 나라로 인정하고 있다.
또 중부와 동부 EU 회원국 여럿도 EU 가입 전 이미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다.
슬로베니아와 몰타는 현재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 또 EU 양강인 프랑스나 독일은 팔레스타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비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을 끝내기 위해 '두 나라 해법'을 지지하고는 있지만 이스라엘만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프랑스 외교장관은 지난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금기'는 아니라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정치적 차원에서 유용하고, 획기적인 진전을 가능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덴마크 의회도 이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자는 법안을 부결시켰다. 아직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정부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반면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는 유럽이 영향력을 이용해 휴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유럽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 '두 나라 해법' 여건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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