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가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이 회사에 투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BS미디어넷이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창업 멤버인 개그맨 정찬우는 지분 매각이 무산되면서 추가 차익을 얻을 수 없게 됐다. 다만 그를 포함한 창업자들은 설립 당시와 비교해 수십억원의 이익을 이미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김씨 소속사 주식은 이광득 대표가 28.4%, 최재호 이사가 29.7%, 정찬우가 28.3%, 카카오엔터가 10%, SBS미디어넷이 3.6%를 보유하고 있다.
생각엔터는 2018년 1월 이 대표와 최 이사, 정찬우가 3분의 1씩 출자해 공동 설립한 회사다. 이 대표는 S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김호중과는 친척 관계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에 SBS미디어넷이 최 이사의 지분 3.6%를 사들였다. 소속사 기업 가치를 약 1000억원으로 보고 36억원 가량을 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정찬우가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 SBS미디어넷이 책정한 몸값을 바탕으로 지분을 넘겼을 경우 283억원을 확보했을 수도 있었다. 다만 생각엔터가 문을 닫으면서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
앞서 카카오엔터는 2022년 하반기 이 대표와 정찬우의 지분을 5%씩 총 10%를 75억원에 인수했다. 소속사 몸값을 약 750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생각엔터의 매출은 김호중의 음원 판매와 콘서트 수익 등으로 256억원에 달했다.
아울러 카카오엔터는 트로트 시장의 장래가 밝다고 보고 이 회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각엔터에는 김호중 외에도 ‘미스트롯2′ 준우승자 홍지윤, ‘미스터트롯2′ 우승자 안성훈, 금잔디, 영기 등이 소속돼 있다.
이 대표와 정찬우는 각각 37억5000만원의 매각대금을 손에 쥔 것으로 전해졌다. 설립 당시 출자 자본금(1억원)이 1명당 약 3300만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수년만에 수십억원 차익을 거둔 것이다.
한편 김씨 소속사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약 125억7000만원의 선수금이 있었다. 선수금은 기업에서 상품 등을 판매하기 전에 미리 대금을 받는 것으로 부채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씨가 소속사의 부채를 비롯한 금전적 문제로 각종 논란 속에서도 공연을 강행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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