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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동반자 된 UAE와 新중동붐 향해 함께 뛰자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양국 서명
원전 등 첨단산업 협력 강화하기로

[fn사설] 동반자 된 UAE와 新중동붐 향해 함께 뛰자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UAE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국빈방한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9일 양국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 공식 서명했다. 우리나라가 아랍 국가와 CEPA를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은 총 19개 협정 및 양해각서(MOU) 체결 성과도 거뒀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지난해 약속했던 UAE 국부펀드의 300억달러 투자 약속도 재확인했다. 경제투자, 청정에너지, 원전, 국방기술 등 4대 핵심분야와 인공지능(AI) 첨단 분야에서 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는데 신(新)중동붐을 일으키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무함마드 대통령의 방문은 지난해 윤 대통령의 UAE 국빈방문에 이은 답방 성격이다.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삐걱거렸던 관계가 다시 정상화되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UAE에는 한국 기술로 만들어진 바라카 원전이 있고, 군사협력을 위해 150명 규모의 아크부대가 파병돼 있다. 당시 이 작업을 이끈 이가 왕세자 신분이었던 무함마드 대통령이다. 그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경제·안보 협력까지 끌어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UAE 측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성실과 최선을 다한 것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양국 간 신뢰는 그만큼 시간의 축적물이다.

UAE는 한국의 14번째 교역국이자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2위 교역국이다. 이날 체결된 CEPA는 우리 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양국은 향후 10년에 걸쳐 시장의 90%가량을 상호 개방한다. UAE는 우리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자동차부품, 가전, 무기류, 쇠고기, 라면 등의 관세를 철폐한다. 자동차산업이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원유 도입비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서비스 시장도 기대가 크다. 온라인게임, 의료, 영상·음악 콘텐츠 시장 개방 정도가 타국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재계는 UAE가 추진하는 탄소중립 스마트시티인 '마스다르 시티' 관련 협력과 바라카 원전 이후 추가 원전 수주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무함마드 대통령과 회동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기업들이 정부와 원팀으로 함께 뛰면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중동은 새로운 시장이 필요한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다. 석유부국들은 석유로 번 돈으로 석유고갈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행보를 가속화할 것이다. 경제와 산업의 다각화 바람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과거 모래바람을 이겨내며 건설로 이뤄냈던 중동 붐은 이제 청정에너지, 방위산업, 첨단기술, 서비스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UAE를 거점으로 중동 전역에서 새로운 신화를 쓸 수 있길 기대한다. 중동을 넘어 아프리카, 남아시아로 신영토 개척도 노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