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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3국, 팔레스타인 국가 공식 인정… 이스라엘, 강력 반발

스페인·아일랜드·노르웨이
"전쟁 끝내려는 노력의 일환"
이스라엘, 탱크로 라파 진입

유럽 3국, 팔레스타인 국가 공식 인정… 이스라엘, 강력 반발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가자지구 국경 지대에서 한 이스라엘군 탱크가 이동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은 라파 지역에서 지상전을 확대하면서 최소 5개 여단 군용 차량들이 라파 중심부에 접근했다. AFP연합뉴스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을 놓고 서방이 분열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놓고 엇갈린 결정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파 지상전 확대에 나섰다.

■스페인·아일랜드·노르웨이, 팔레스타인 국가로 인정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과 아일랜드, 노르웨이는 예정대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수도 마드리드 총리 공관 앞에서 팔레스타인을 공식 인정한 것은 "누군가와 등을 돌리려는 결정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끝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역사적 정의만이 아니라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도 이날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한다면서 다른 나라들도 따를 것을 촉구했다. 해리스 총리는 "두 나라 해법의 희망을 지속하고, 그 목표가 살아 있도록 하기 위해 국가로서 택할 수 있는 실용적인 행동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산체스의 이날 발언은 "유대인들에 대한 대량 학살과 전쟁범죄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럽 3국이 팔레스타인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려는 계획을 지난주 공개한 뒤 이스라엘은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3국 주재 대사들을 본국으로 송환했고, 예루살렘의 스페인 영사관에는 서안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영사 업무 제공 금지를 지시했다.

■미국·독일·프랑스 등은 반대

스페인 등 3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현재 유엔 회원국 대부분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고 지난 2014년 독단적으로 먼저 움직인 스웨덴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부 국가들도 팔레스타인을 나라로 인정하고 있다. 슬로베니아와 몰타는 현재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EU 양강인 프랑스나 독일은 팔레스타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비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을 끝내기 위해 '두 나라 해법'을 지지하고는 있지만 이스라엘만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특히 유엔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를 논의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으며 5월에도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10일 팔레스타인 가입 표결에서 기권한 독일은 아직 인정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장기간 휴전이 우선이라며 "상징적인 국가 인정 방향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금기'는 아니라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정치적 차원에서 유용하고, 획기적인 진전을 가능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라파 지상전 확대

이스라엘은 28일 국제 사회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가자 지구 남부 라파에서 지상전을 확대해 전차들을 진입시켰다. 주말 동안 라파에 대규모 공습을 벌인 이스라엘군은 이날 전차들을 앞세워 라파에 진입했다. FT는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 군용차량들이 라파 중심부에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라파에서는 이스라엘군 최소 5개 여단이 작전 중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레드라인을 이스라엘군이 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의 지상전이 전면 지상전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이번 지상전은 칸유니스, 가자시 등에서의 이전 지상전에 비해 훨씬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