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본회의 개최 무산
여야 이견 여전해 합의 '먼길'
마지막까지 정쟁으로 얼룩지며 '최악의 무능 국회'라는 오명을 쓴 21대 국회가 29일로 임기가 끝났다. 여야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입법적 미비 등을 이유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등 4개법안을 놓고 '네탓 공방'을 지속했다. 특히 야당은 22대 국회에서 거부권 행사 법안들에 대한 재발의를 예고하면서 22대 국회도 개원 초기부터 강대강 대치가 예상된다. 사진은 22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두고 개원을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린 여의도 국회의사당. 연합뉴스
21대 국회 막판 쟁점으로 떠오른 연금개혁이 끝내 불발됐다. 구조개혁 병행 문제가 발목을 잡으며 여야는 입장 차만 확인한 격이다. 일각에서는 22대 국회에서도 여야 이견으로 연금개혁 합의 처리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까지 연금개혁안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민주당이 주장하던 '연금개혁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도 무산됐다.
앞서 여야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제시한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상향하는 안에 대해 뜻을 모았다. 그러나 소득대체율 인상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5일 국민의힘이 언급한 소득대체율 44%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연금개혁 의지를 내비치며 여야 합의가 이뤄질 경우 21대 국회 폐회일인 29일에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하기에 22대 국회에서 추가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키며 사실상 무산을 알렸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의원들과 함께 깊이 있게 협의하고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가급적 정기 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여야가 함께 움직이면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안을 받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그 숫자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숫자 플러스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숫자에 관해서도 당 내부에서 전문가들과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당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22대 국회에서도 논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김 의장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올린 것은) 기적이다. 소득대체율도 간격이 컸다가 마지막에 이(재명) 대표가 결단을 내려서 국민의힘이 주장하던 44%를 받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합의를 이뤄내기 굉장히 어렵다"고 평했다.
김 의장은 연금개혁 무산의 책임이 국민의힘에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과거에는 여당이 먼저 '그거(모수개혁)라도 하자'고 했다"며 "국정 운영에 책임이 있는데 (채상병) 특검이 뭐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연금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제가 보기에는 (구조개혁과 모수개혁을 같이) 하려면 22대 4년 내내 해도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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