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소방본부 대원들과 의료진이 소방헬기 탑승 훈련을 하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뉴스1
[파이낸셜뉴스] #. 지난해 12월 18일 한 공사장에서 사람이 추락해 300~500kg 상당의 철골에 깔렸다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환자는 의식이 있었지만 전신 다발성 골절과 얼굴 부위 열상, 치아 손상 등이 확인됐다. 119구급대는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해 의사탑승 119소방헬기를 요청했고, 헬기 안에서 응급처치를 받으며 이송된 환자는 다행히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 지난해 6월 12일 경기도 포천에서는 70대 남성 A가 공장에서 일하던 중 신체 일부가 기계에 끼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출혈에 의식이 흐릿해지고 혈압이 떨어져 위급한 상황이었다. 구급대는 서둘러 의사탑승 119소방헬기 지원을 요청했고 응급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소방헬기가 활용 범위를 넓히며 재난·응급현장에서 톡톡히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의사가 탑승한 119소방헬기가 시범 운영됐고 최근에는 화재·구조·구급장비가 탑재된 다목적 대형 소방헬기가 도입됐다. 소방청은 관할지역에 관계없이 사고지역 최근접 헬기가 출동할 수 있도록 한 '소방헬기 국가 통합출동'을 시범운영 중이기도 하다.
20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의사탑승 119소방헬기를 시범운영해 총 20건 출동, 15명의 생명을 구했다.
의사탑승 119소방헬기는 지난해 1월 20일부터 경기도 북부권역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한 사업이다. 거점병원이 없는 경기도 지역 일대의 중증 응급환자에게 출동-응급진료-병원 이송 등 전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게 골자다.
의사탑승 119소방헬기는 닥터헬기와 달리 주·야 24시간 가동할 수 있어 야간에 중증 응급환자가 발생하더라도 신속 대응이 가능하다. 운영거리도 최대 400km로 닥터헬기와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면서 의료 사각지대 해소 및 응급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의사탑승 소방헬기 출동대상은 4대 중증 응급환자(심정지, 심·뇌혈관, 중증외상) 및 병원간 전원 환자 중 헬기 이송이 필요한 환자다. 헬기에 탑승하는 의사는 소방청과 협력을 맺은 서울대학교병원·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외과·화상전문의 등 20명의 의료인력으로 구성됐다.
소방청은 최근 다목적 대형 소방헬기를 신규 도입하기도 했다. 다목적 대형 소방헬기는 화재·구조·구급장비가 탑재됐다. 최대항속거리는 996km이며 체공시간은 3시간 30분으로, 대한민국 전역에 대한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소방청은 기존 대전, 충북, 충남, 전북등 4개 시·도에서 시범 운영 중이던 '소방헬기 국가 통합출동 시스템'을 이달부터 부산, 광주, 제주 등 남부지역 8개 시·도까지 확대 운영 중이다.
소방헬기 국가 통합출동 시스템은 중앙과 시·도로 이원화됐던 소방헬기 출동체계를 중앙 차원으로 일원화해 관할지역에 관계없이 사고지역 최근접·최적정 헬기가 신속히 출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4개 시도에 시범운영한 결과 전체 출동건수 194건 가운데 통합출동 건수는 44건(22.7%)으로 나타났다. 출동 1건당 출동시간은 평균 약 14분, 출동거리는 41.5km 단축됐으며 총 610분 1,828km의 단축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운항시간 감축으로 연료비 및 소모품교체·부품수리 등 정비비용 도 절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은 그동안 통합출동 기반 조성을 위해 소방헬기의 활동 특성과 출동환경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조종사, 정비사들로 전문추진단(TF)을 구성해 시스템 구축, 관련 법령 개정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방헬기 통합출동체계는 위급한 상황에서 관할지역과 관계없이 최근접·최적정 헬기가 보다 신속하게 사고현장에 출동함으로써 응급환자의 긴급 이송 및 재난대응능력 강화 기반이 마련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