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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생산비 4.6% 오르며 막오른 가격협상...축산농가 수입은↓

2023년 축산물생산비조사


우유생산비 4.6% 오르며 막오른 가격협상...축산농가 수입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젖소 농장에서 새끼 젖소들이 대형 선풍기 앞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18.7.24/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우유값 생산비가 전년(13.7%)에 이어 올해도 4.6% 늘어나며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사료 가격이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는데다 노동단가도 올라서다. 사료값 상승으로 축산농가 전반의 생산비가 오르며 수익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우·비육우·육우 등 생산비가 낮아진 농가는 산지가격 하락이 감소세를 견인하며 마찬가지로 수익이 낮아졌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축산물생산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ℓ당 우유 생산비는 1003원으로 전년대비 44원(4.6%) 올랐다. 전년보다는 상승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가격협상 기준인 4%를 넘는 수준이다.

생산비를 끌어올린 것은 러·우 전쟁 이후 지속 오름세를 보이는 사료 가격이다. 낙농용 배합사료 1kg 당 가격은 2021년 531원에서 2022년 641원으로 20.7% 급등한 뒤 지난해에도 669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젖소 마리당 순수익은 173만1000원으로 전년대비 20만1000원(13.2%) 늘었다. 전년에 오히려 90만4000원(-37.2%) 수익이 줄었던 기저효과에 더해 지난해 반영된 가격상승분으로 사육비보다 총 수입이 더 커졌다.

낙농진흥회는 지난해 원유가격 협상에서 ℓ당 가격을 88월 올리는데 협의했다. 2020년을 100으로 봤을 때 우유의 농가판매가격지수는 2022년 103에서 지난해 109.1로 5.9% 높은 수준이다.

생산비 증가에 따른 수익 감소가 없는 만큼 올해 협상에서 지난해와 급등 수준의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산비가 가격협상 요건을 갖췄지만 협상 폭이 지난해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음용유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농가 수익이 낮지 않은 상황으로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유와 연관된 젖소농가를 제외하면 축산농가 전반의 순수익은 낮아지는 중이다.

한우 번식우, 한우 비육우, 육우는 주산물 가격 하락으로 총 수입 자체가 줄어들며 순수익 감소를 겪었다. 6~7개월령의 송아지 산지가격은 341만8000원으로 전년대비 11.5% 낮아졌고, 한우 비육우와 육우도 1861만9000원과 964만6000원으로 각각 11.3%, 11.6% 떨어졌다.

특히 원유 생산비를 끌어올린 사료가격 상승은 가축을 가리지 않고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송아지에 들어가는 번식용 배합사료와 성체 소에 먹이는 비육용 배합사료 모두 2% 후반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비육돈과 산란계 역시 사료값이 각각 3.4%, 2.8% 오르며 생산비 증가를 겪었다.
여기에 주산물 가격까지 낮아지며 수익은 악화되는 중이다.

생계 가격이 오른 닭고기용 육계도 사료값 상승을 넘지 못했다. 육계 마리당 가격은 814원으로 전년대비 17.1% 올랐지만 사료가격이 6.2% 오르며 마리당 순수익은 159원으로 오히려 38.8% 급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