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복권방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 로또·연금복권·경마·경륜 등의 복권을 구매한 가구는 221만2천가구로 조사 대상 가구(2천183만4천가구)의 10.1%를 차지해 5년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로또 '1등의 꿈'을 두고 일어나는 각종 의혹을 일축했다. 한 판매점에서 100장이 넘는 1등 복권이 몰리거나 판매 종료와 추첨 생방송 시작 시간의 차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특히 번호에 조작이 가해지거나 당첨 패턴을 분석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사기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진 복권위원회는 로또 1등 당첨을 둘러싼 그간의 문제 제기를 하나씩 반박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로또복권'의 1등 당첨 수는 45개의 번호 가운데 선택하는 '로또 6/45'가 646건, 즉석복권 '스피또'가 112건, 연금 형식으로 지급하는 연금복권 56건 등이다.
지난해 복권의 위변조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3월 로또 1057회 2등 당첨 664장 가운데 103장이 1개 복권 판매점에서 나오면서다. 6개 숫자 가운데 5개 숫자와 보너스 숫자까지 일치해야 가능한 경우가 한 판매점에서 100건이 넘게 나온 셈이다.
복권위원회는 "확률상으로 완전히 말이 되지 않는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해외 사례로 보면 필리핀 복권에서는 9의 배수만으로 이뤄진 숫자에서 433명의 '1등'이 나오기도 했다. 영국에서도 7의 배수만으로 이뤄진 구성에서 3등 당첨자가 4082명이 쏟아졌다.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된 번호 역시 2016년 미국 파워볼 역대 최대 당첨금을 기록한 번호와 동일한 번호로 다수의 구매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복권 구매량이 늘어난 만큼 또다른 의혹인 '이월 미발생'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로또 판매 게임 수는 최근 10회차 평균으로 봐도 약 1억건에 이른다. 이월 발생확률은 17만7601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특정 번호가 자주 나오는 것 역시 역대 당첨 번호를 보면 확률상 통계에 가까운 모양이다. 45개의 번호를 5개 그룹으로 나눠 분포도를 보면 대부분 20%대에서 고르게 분포된 것을 알 수 있다.
로또 번호별 당첨 횟수 /사진=복권위원회
많은 액수의 돈이 걸린 만큼 조작 의혹 역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을 통해 추첨한다는 의혹은 이미 복권위 측에서 수차례 생방송을 진행 중이라고 공표하고 있다. 판매 종료시간인 8시와 35분가량 차이가 나는 이유는 각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를 합치고 정리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저녁 8시 13분에 한 번, 그리고 8시 50분에 한 차례 더 감사자료를 확인해 위·변조 여부를 확인한다. 방송 전후로 전체 자료를 똑같이 위조할 수 없다면 별도의 조작이 불가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복권위와 동행복권이 별도로 총 5개의 데이터베이스(DB)에 자료를 저장해 동시에 5개의 서버를 해킹해야 조작이 가능하다.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복권위 측의 해명이다.
결과적으로 복권 번호는 완전히 운에 의해 당첨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복권위의 변하지 않는 입장이다. 최근 스팸문자 등을 통해 유포되는 '로또 당첨 번호 예측'이나 '당첨번호 패턴 분석' 등의 내용은 사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복권위원회와 동행복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 당첨 예측서비스 동행복권 신고접수 건수는 658건이었다.
지난 2020년 50건에서 2021년 49건, 2022년 140건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 4.7배로 급증했다.
동행복권이 당첨번호 예측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에 대해 수사의뢰를 진행한 결과 10년간 92개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는 6만4104명에 달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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