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천인 계획' 외국인 전문가로 선정, 33억원 대가 약속 받아
대법원 전경. 사진=대법원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자율주행차 관련 핵심 기술을 중국 대학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교수에게 유죄가 최종 인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카이스트 소속 A교수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30일 유지했다.
A교수는 2017년 1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모두 72개의 카이스트의 자율주행차 연구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그는 카이스트 연구원들에게 연구 중인 자율주행차 관련 자료를 공유 시스템에 올리도록 하고, 이를 중국 충칭이공대 교수와 연구원들이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자료는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일컬어지는 핵심 센서 ‘라이다’(LIDAR)에 관한 실험 기초 자료, 실험·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정리 데이터 등으로 알려졌다.
A교수는 이에 대한 대가로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천인 계획’의 외국인 전문가로 선정됐으며, 연구지원금 27억2000만원 등 33억원을 약속받고 실제 급여와 정착지원금·보조금 명목으로 8억7500만원을 챙겼다고 검찰은 공소 사실에 적시했다.
A교수는 연구원 임금과 관련된 사기와 배임 혐의, 카이스트에 해외 파견·겸직 근무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허위 신청서를 제출한 업무방해 혐의 등도 적용됐다.
그는 법정에서 넘어간 연구자료는 상용화가 안 된 기초연구 결과일 뿐이며, 첨단기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이 기술이 법으로 보호되는 첨단기술 범위에 속하는 만큼 A씨에게 비밀 유지 의무가 있었다”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법원은 A씨의 혐의를 더 강하게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기 등 부분까지 전부 유죄로 판단,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A씨가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2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이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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