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염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용 수출 부두 전경./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소비와 투자침체 등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등 수출의 호조세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내놓은 올해 전망치 2.0%보다 오른 수치로,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경제성장률 2.5%와도 같다.
산업연구원은 30일 하반기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고물가와 고금리의 영향이 내수 부문의 성장세를 제약할 전망이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자동차, 조선 등의 주력산업의 수출 호조세가 경제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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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수출 호조가 성장률 견인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수출의 경우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호조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8.3% 증가하고 수입은 하반기 수출 업황 개선에 따른 중간재 수입 증가로 연간 1.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무역수지는 수입을 상회하는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에 연간 335억 달러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3년 만에 연간 흑자 달성이 기대된다.
상반기 정유와 이차전지를 제외한 대다수 산업에서 증가세를 나타냈는데,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는 IT산업군 수출의 고성장, 자동차 등 기계산업군의 수출 호조세 지속과 소재 산업 수출의 회복세 전환에 따라 하반기 수출도 9.3%의 높은 증가세가 예상된다.
수출효자 품목으로 꼽히는 반도체의 경우 26.3%의 증가율이 전망된다. 글로벌 수요 확대, IT 제품 단가 상승 영향으로 정보통신기기(16.6%), 바이오헬스(24.9%) 등 대다수 산업의 수출이 상반기보다 개선되면서, IT신산업군의 수출은 하반기 19.6%,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23.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자동차와 조선업에서의 수출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자동차의 경우 하반기 3.8%, 조선업은 전년에 이어 높은 연간 수출 증가율(21.5%)이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 회복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고. 다른 주력 사업에서도 수출 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물가·고금리에 내수는 침체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에 실질 구매력 약세, 고금리 기조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등으로 민간소비는 상황이 좋지 않다. 다만 하반기에는 안정적 물가와 수출 확대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 영향으로 민간소비 부진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투자 역시 전망이 밝지는 않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다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 유지에 따른 높은 자금조달 비용 부담과 여전히 큰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제한적인 증가세가 예상된다.건설투자의 경우는 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하 시점 지연, 부동산 경기 둔화와 신규 인허가·착공 감소 등을 감안할 때 지난해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원유 수요가 증가하는 한편 비OPEC 국가들의 원유 공급이 일부 이루어지면서 현 수준(두바이유 기준, 82~83달러)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축소 및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요인들이 강달러를 지지하고 있는데, 수출 회복 등의 원화 강세 요인과 맞물리면서 완만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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