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그룹 계열 폐기물처리업체 에코비트 매각은 '밸류에이션 갭'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몸값이 최대 3조원까지 거론되지만 일부 원매자는 1조3000억원을 적정가격으로 보고 있어서다. 프리미엄을 포함한 1조7000억원도 매각 측의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영그룹과 에코비트 매각주관사 UBS,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31일 예비입찰을 실시한다. 현재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스톤피크, EQT, 블랙록, 케펠, 맥쿼리,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원매자로 꼽힌다.
KDB산업은행 등이 실행할 매도자금융(스테이플 파이낸싱) 규모는 1조5000억원, 담보대출비율(LTV)은 6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근거한 매각 측의 에코비트 기업가치(EV)는 2조5000억원선으로 추정된다. 에코비트의 매각가격이 최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태영그룹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을 위해 올해 초 채권단에 1조5000억~1조6000억원 규모의 자구책을 제시한 것도 매각 측이 매각가격을 끌어올리는 배경이다. 태영그룹은 블루원과 에코비트 매각 등을 포함한 자구책 마련을 추진해왔다.
에코비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각각 6744억원, 2250억원이다. 매각 측의 희망가격은 EBITDA의 12~13배에 이르는 셈이다.
원매자들은 이에 대해 2020년 이후 환경기업 인수합병(M&A)에서 과열 경쟁으로 인해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했던 수준으로 평가한다. 거래가격이 EBITDA의 10배 이하로 내려와야 딜(거래)이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태영 측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는 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
태영그룹이 원하는 가격대로 형성되지 않는 경우 100% 지분을 확보, 미래 매각가치를 높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현재 에코비트는 태영그룹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와 KKR이 각각 50%를 들고 있다. 티와이홀딩스는 보유지분을 담보로 KKR로부터 4000억원을 빌린 상황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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