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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우울 증상 혹시 초기 치매? 조기예방이 중요

치매 흔한 증상 우울증, 단순 노화 오인 쉬워 증상 나타나면 이미 알츠하이머 진행 가능성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와 관리해야 진행 늦춰

지속되는 우울 증상 혹시 초기 치매? 조기예방이 중요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장년층에서 발생하는 우울증이 치매의 전구 증상이거나 주요 위험인자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나이가 들며 나타나는 우울감은 은퇴, 경제적 압박, 사회에서의 소외감 등으로 인한 일반적인 증상으로 여겨지기 쉽다. 이는 알츠하이머병 초기 증상일 수 있어 이러한 증상을 가볍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선 안된다.

우울증, 알츠하이머병 초기 증상

치매의 60~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인지저하 및 무기력증, 성격변화, 우울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우울증은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로, 동반될 경우 환자 삶의 만족도가 감소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수행 능력 저하, 신체적 공격성 증가 등에 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우울증은 노년기에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일반인들은 이를 알츠하이머병 증상이라고 생각하지 못해 치매 진단을 지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우울증은 노인성 우울증에 비해 우울 증상이 덜하고 자살률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나 호전과 악화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경향이 있고 심리사회적 요인이 뚜렷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김성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매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는 우울 증상에 대해 단순히 일시적인 노년기 증상으로 치부해버리고 병원에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인해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진단이 늦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받기 전에 수년 전부터 우울 증상을 포함한 다양한 행동 심리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평소와 다른 증상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상 나타나면 늦어..초동 대응 중요

알츠하이머병은 뇌 세포 사멸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 베타(Aβ) 응집 때문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신경 세포의 성장과 관련된 단백질로, 응집되어 덩어리를 이루게 되면 신경 독성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나타나기 15~20년 전부터 뇌 조직 안에 누적이 시작되므로 초기에 이를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료 시작이 빠를수록 진행 억제 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항상 주변 가족의 건강을 살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우울증 외에 △최근의 대화나 사건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이 예전처럼 쉽게 기억나지 않는 경우 △우울증과 의욕 저하, 쉽게 짜증을 내는 등의 감정 변화가 있는 경우 △성격 변화가 발생하는 등의 증상이 관찰될 수 있다. 이 때는 신체적 평가와 신경학적 검사, 정신상태 검사, 일상생활 기능수준 검사, 자기공명영상과 아밀로이드 PET 등의 뇌영상 검사, 신경심리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나이가 든 사람들은 ‘치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두려움 때문에 병원에 방문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치매보다는 고령층 대상 ‘뇌기능’ 검사, ‘인지기능’검사 등의 표현으로 바꿔 자연스럽게 의료적 접근을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을 일찍 발견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하게 되면 증상의 악화를 늦출 수 있고, 치매 증상의 호전도 기대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주사 치료제 레카네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돼 이미 해외에서 사용되고 있으므로 그만큼 치매 극복에 한 발 다가갔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동’이 중요하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50% 정도 낮고, 다른 치매나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도 40% 정도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고혈압, 음주 및 흡연은 알츠하이머병의 중요한 위험요인이다. 특히 장기간의 과음은 뇌신경세포의 세포막 손상을 통해 뇌신경세포의 소실을 유발해 알코올성 치매 발생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