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분기 중립금리 –0.2~1.3%로 추정
물가목표치(2%) 더하면 현재 ‘긴축’ 수준
저출산·고령화 지속되면 중립금리 하락세
“핵심은 생산성 향상에 기반한 잠재성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실질 중립금리 수준을 '-0.2~1.3%'로 추정했다. 물가목표치(2%)를 고려한 명목 중립금리는 ‘1.8~3.3%’ 수준으로 분석됐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없이 물가가 안정된 상태에서 자금의 공급과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뜻한다. 현재 기준금리(3.50%)가 한은의 중립금리 추정치 상단을 넘어선 만큼 통화정책이 긴축 국면에 있음을 재확인했다는 해석이다.
도경탁 한은 통화정책국 과장은 31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2024년 BOK 국제컨퍼런스’ 특별세션에 참여해 '한국의 중립금리 추정'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 통화정책국이 우리나라 중립금리 수준을 연구해 발표한 건 이번이 첫 사례다. 총 4가지 모형(준구조 모형 2개, 시계열모형 2개)을 사용해 한국의 실질 중립금리의 범위를 산출했다.
분석 결과 실질 중립금리 추정치는 2000년 1·4분기 1.4~3.1%에서 2020년 1·4분기 -1.1~0.5%까지 하락했다. 팬데믹 이후에는 소폭 상승해 올해 1·4분기 기준 -0.2~1.3% 수준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한은의 물가 목표인 2%를 더해 명목 중립금리를 계산하면 1.8~3.3% 수준이다. 다만 추정치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승 전환 여부는 향후에 데이터가 충분히 쌓인 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도 과장은 향후 저출산·고령화 등이 지속될 경우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 중립금리가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저축성향이 높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저축률이 상승하면서 중립금리가 하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위험선호 흐름이 이어지며 투자를 선택하는 인구가 늘거나 기후대응을 위한 투자가 확산될 경우 중립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 과장은 “향후 장기에 걸친 중립금리의 향방을 논하는 데에 있어 인구구조 변화, 기후변화 대응, 인공지능(AI) 관련 생산성 변화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들이 제기된다”면서도 “글로벌 경제 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에 기반한 잠재성장 제고 여부가 향후 추이 관련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공.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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