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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여행 중 보트 침몰… 韓 남성 덕분에 살았다

태국 여행 중 보트 침몰… 韓 남성 덕분에 살았다
구조된 한국인 관광객 A씨가 해양경찰청 게시판에 공유한 당시 상황 사진. /사진=해양경찰청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서귀포해양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현직 해양경찰이 태국에서 침몰한 보트 승객들을 구조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칭찬해주세요' 게시판에 '태국 여행 중 배 침몰 사고에서 구해주신 김민성 해양경찰관님 감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6일 발생했다. A씨는 "한국인 관광객 총 4명은 태국의 유명 수상 시장에서 현지 운전자가 조종하는 보트를 타고 관광을 즐기고 있었는데 앞서 지나간 보트가 일으킨 거센 물결에 관광객들이 탄 보트가 중심을 잃고 수로 벽에 부딪히면서 가라앉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당황한 현지인 운전자가 배를 수면 위로 되돌리려 엔진을 후진 작동시켰지만 되레 배 뒤편으로 물이 빠르게 찬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모두가 얼어붙었다. 선장조차 당황해 아무런 조처를 하지 못했다. 그사이 물은 관광객들 허리춤을 넘어 턱밑까지 차올랐다"며 "운전자는 당황해서 배를 만지고만 있었고 한국인을 대피시키거나 구조하는 행동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물이 목 아래까지 차올랐지만 저희는 너무 당황해서 배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이때 보트에 함께 탄 관광객 중 한 남성이 "배에서 내리세요"라고 소리친 뒤 물에 뛰어들어 관광객들의 구조를 도왔다.

A씨는 "이 남성의 외침에 정신을 차리고 배에서 탈출을 시도했다"며 "모두 수로 벽 위로 탈출했을 때, 배는 완전히 침몰한 상태였다.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한국인 남성은 이후에도 관광객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사건 발생 경위를 설명해 주는 등 수습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남성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는 서귀포해양경찰서 5002함 안전팀 소속 김민성 경장이었다.

A씨는 "사고 후 저희를 구해주신 분이 해경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저희의 목숨을 구해주신 김민성 경장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의 칭찬이 이어지자 김민성 경장은 직접 해양경찰청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김 경장은 "먼저 우리 해양경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항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봉사자로서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우리 해양경찰은 기본임무에 충실하고 현장에 강한 국민의 해양경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