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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페니주식 붐..."증시 거품 전조" [송경재의 새벽 증시]

[파이낸셜뉴스]
미 페니주식 붐..."증시 거품 전조" [송경재의 새벽 증시]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1달러에도 못 미치는 이른바 페니 주식들이 붐을 타고 있다. 5월 거래량 2위를 기록한 럭셔리 전기차 업체 패러데이의 FF91 전기차가 2019년 11월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가데나 본사에 전시돼 있다. 로이터 뉴스1


미국 주식 시장에서 주가가 1달러에도 못 미치는 이른바 페니 주식들이 붐을 타고 있다.

주식 시장이 거품에 들어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전조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단 넉 대만 판매한 것이 전부인 전기차 업체, 고물상 등이 테슬라, 애플보다 더 많이 거래되며 페니 주식 거래 붐을 주도하고 있다.

5월 거래 상위 70%는 페니 주식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거래 상위 70%가 페니 주식이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글로벌마켓츠에 따르면 주가가 1달러에도 못 미치는 이른바 페니 주식들이 거래량 기준으로 5월 미 주식 시장 거래 상위 톱10 가운데 7개를 차지했다.

이 7개 종목 가운데 순익을 내는 곳은 단 한곳도 없었다.

2021년 밈주 열풍 방아쇠를 당겼던 개미 투자자이자 '월스트리트 벳츠' 블로거인 이른바 '포효하는 야옹이(Roaring kitty)' 키스 길이 활동을 재개한 것이 페니 주식 붐의 출발점이다.

그는 지난달 13일 3년 만에 활동 재개를 선언하는 포스트를 소셜미디어 X에 올리면서 다시 밈주에 불을 붙였다.

개미 투자자들은 이름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들 페니 주식 거래를 통해 단기간에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매수에 나섰다.

조지타운대 재무학 교수 제임스 에인절은 "시장에 거품이 끼면 페니 주식들 역시 투기적 거품이 끼게 된다"면서 "이는 전형적인 시장 고점의 신호"라고 말했다.

에인절 교수는 "페니 주식들은 극단적인 변동성을 갖는 경향이 있다"면서 "따라서 순 식간에 큰돈을 벌 수도 있지만 큰돈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물상·판매 실적 4대 전기차 업체


CBOE 글로벌마켓츠에 따르면 5월 거래량 1위 종목은 고물상 업체인 그린웨이브테크놀로지솔루션즈(GTS)였다.

GTS는 웹사이트에서 "고물은 새 귀금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CBOE에 따르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GTS 주식 수는 총 5억8800만주로 5월 한 달 하루 평균 거래량이 5억1000만주에 이르렀다.

이 기간 GTS 주가는 4~16센트 사이를 오갔고,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400만~1억5900만달러 사이에서 움직였다.

거래량 2위 종목은 초고급 전기차 업체 패러데이(퓨처 인텔리전트 일렉트릭)였다.

패러데이는 월스트리트 벳츠가 포함된 소셜미디어 레딧에서 화제가 되면서 거래량이 폭주했다.

인력 문제로 지난주에야 2023년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패러데이는 지난해 이후 단 4대만 판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로 6대 리스한 것이 실적의 전부였다.

패러데이는 아울러 추가 자본을 확보하지 못하면 파산 보호를 신청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패러데이는 5월 한 달 주가가 1225% 폭등했다. 지난달 20일에는 1.80달러로 마감해 5월 들어 3991% 주가 폭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15일에는 거래량이 15억주를 넘었고, 31일에도 2억주를 넘었다.

대형 기술주 가운데 거래가 빈번해 유일하게 톱10에 이름을 올린 테슬라를 압도한다.

테슬라는 주가가 6% 넘게 급등했던 지난달 21일 거래량이 1억1500만주 정도로 5월 최고치를 찍은 것이 전부다. 31일 거래량은 6721만주 수준이었다.

역분할


페니 주식 주가 폭등을 촉발하는 요인은 주로 역분할이다.

주식을 여러 주로 쪼개는 것과 달리 여러 주식을 하나로 묶는 방식이다.

패러데이는 2월 기존 주식 3주를 1주로 통합하는 1대3 역분할을 단행했다.

또 고물상 GTS는 지난주 150주를 1주로 묶는 1대150 역분할을 단행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1년 전 125개였던 페니 주식 수는 현재 471개로 대폭 늘었다.

시장정보 제공업체 월스트리트호라이즌에 따르면 올 들어 역분할 발표 건수는 70건이 넘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