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제조업의 서비스화, 제조업의 신성장 동력' 보고서
국내 제조업, 선진국에 비해 생산 및 부가가치유발계수↓
AI 패턴 분석, 스마트 팩토리, 전문 오프라인 매장 등 대안
“시장조사·경영지원·IT·공학서비스 중심으로 육성해야”
지난달 9일 경기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나이키·애플 등 글로벌 기업처럼 국내 제조업 기업도 인공지능(AI) 시장조사, 전문 오프라인 매장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제조업의 생산성이 낮은 만큼 서비스 중간재를 제조업 생산과정 전반에 적절히 활용해야 경쟁력이 키워진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은행은 ‘제조업의 서비스화, 제조업의 신성장 동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내 경제가 반도체, 가전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으나 최근 중국과 신흥국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고 기술 격차가 축소된 만큼 ‘제조업의 서비스화’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분석이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하고 각 생산과정에 맞는 서비스 중간재를 투입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제조업은 기획 및 시장조사 단계인 생산 전방과 상품이 실제로 제조되는 생산 공정, 재화의 생산이 끝난 생산 후방 단계로 나뉜다.
보고서는 나이키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고객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자사의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다는 점을 예시로 들며 중간재 서비스로 시장조사 및 경영지원 서비스를 추진해야 한다고 짚었다. 제조 단계에서는 스마트팩토리를 예로 들며 생산과정 전후의 데이터 연계와 자동화에 따른 생산 환경 통합을 언급했다. 후방 단계에서는 도소매 및 상품중개 서비스나 운송 서비스 등이 활용된다고 평가했다. 애플이 애플스토어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제품을 체험하고 상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판매를 촉진하는 방식이 이에 속한다.
보고서는 국내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지난 10년간 진전됐으나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서비스 생산유발계수와 부가가치유발계수는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생산유발계수와 부가가치유발계수는 최종 수요가 한 단위 발생했을 때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각 산업부문에서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생산액과 부가가치를 의미하는 지수다.
이에 보고서는 성장성이 크고 제조업 유발 효과가 높은 서비스를 중심으로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생산유발계수와 부가가치유발계수가 높은 서비스로는 △시장조사 △경영지원서비스 △정보기술(IT) 서비스 △공학서비스 등이 꼽혔다.
아울러 정책당국이 기업 등 민간주체가 생산성이 높으면서 제조업 유발 계수가 높은 서비스를 융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미국은 제조업 확장 파트너십을 통해 중소 제조기업이 서비스 및 기술 연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문현주 경제통계국 투입산출팀 과장은 “연구개발(R&D) 예산 확충,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 연구 지원 등을 통해 서비스의 제조업 유발계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공.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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