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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 시작도 전에 과열 유치 경쟁

인천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 시작도 전에 과열 유치 경쟁
인천시가 추진 중인 북부지역 문화예술회관 건립 사업이 본격 시작되기도 전에 자치구간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계양구 주민들이 계산역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거리 행진 하는 모습. 계양구 제공.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가 추진 중인 북부지역 문화예술회관 건립 사업이 본격 시작되기도 전에 자치구간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5월 인천 북부지역 문화예술회관 건립 기본 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작해 오는 7월 준공할 예정이다.

시는 북부지역 문화예술회관 건립 용역에 사업 필요성과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키로 정책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용역 결과가 나온 뒤 내부 의견 수렴을 거쳐 문화예술회관 건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서구와 계양구는 북부지역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사업 유치에 사력을 다하는 상태다. 각각 주민 결의대회와 서명운동, 가두행진 등을 잇달아 벌이며 지역 내 유치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현재 서구에는 인천서구문화회관과 청라복합문화센터(청라블루노바홀)가 있고 계양구에는 계양문화회관이 있다.

서구는 63만 대규모 인구가 거주하지만 그동안 남동구(인천문화예술회관)나 연수구(아트센터인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규모 문화회관으로부터 소외돼 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서구는 시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오는 2026년 7월 분구가 예정되어 있고, 분구 시 서구 40만명, 검단구 34만명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천 북부지역의 대다수를 차지할 주민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서구는 인천 1·2호선 등 인천 내 편리한 교통망도 갖추고 있어 인접 계양구, 부평구 주민까지 편히 왕래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들었다.

서구는 지역 곳곳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달 23일부터 문화예술회관 유치를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서명운동은 입지가 선정되는 날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강범석 서구청장은 “구민 모두의 간절한 바람을 하나로 모아 인천 북부지역 문화예술회관 유치가 최종적으로 서구로 결정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계양구는 북부지역 문화예술회관의 계양구 건립을 촉구하는 주민 결의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달 24일 지역 주민 60% 이상인 16만여명이 서명한 서명부를 인천시에 전달했다.

또 지난달 25일 계산역 인근에서 주민 1000명이 참여해 결의대회 및 가두행진을 벌였다. 계양구는 앞으로도 주민 주도로 결의대회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계양구는 분구 이래 30년간 아무런 기반시설 없이 개발제한구역과 군사보호시설, 김포공항 등 각종 규제로 소외돼 왔다. 인구 10만명당 등록 공연장 수는 인천에서 최하위 수준으로 문화 향유의 기회가 극히 적어 공연장 건립이 시급하다.

또 아라뱃길이 있는 계양 북부지역은 문화와 수변이 만나는 최적의 입지를 가지고 있다. 서구, 부평, 검단, 서울을 아우를 수 있는 중간에 있고 수도권 전철과 고속도로가 만나는 교통 요충지로서 좋은 접근성을 가지고 있어 최적지라는 주장이다.

계양구는 공연장 건립 희망지인 계양아라온을 국제관광명소로 육성하고자 야외공연장, 잔디광장, 어린이물놀이터 등을 갖춘 계양문화광장(근린공원)을 2025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민종상 계양구 범구민 대책협의회장은 “서명운동에 계양구 전체 인구의 60%가 넘는 16만명의 구민들이 동참했다는 것은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유치에 대한 구민들의 염원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용역 과정에 후보지 선정까지 포함됐지만 문화예술회관 건립으로 이어질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