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쥔 국방부장,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가운데 핵심"이라고 강조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2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5차 본회의에 참석해 '세계 안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의 국방 분야의 수장인 둥쥔 국방부장(장관)이 대만·남중국해 문제 등을 자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이례적으로 수위 높게 비난했다.
이와 함께, 동 장관은 대만 문제 등에 개입하는 자는 산산조각나고 파멸을 부를 것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써가면서 강한 경고를 내보냈다. 또 중국은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2일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둥쥔 부장은 이날 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면서 "외부 간섭 세력은 '살라미 방식'으로 끊임없는 '하나의 중국' 원칙 공허하게 만들기, 대만 관련 법안 꾸며내기, 고집스레 대만에 무기 판매하기, 불법적으로 공식 교류하기를 하고 있다"고 미국을 겨냥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을 향한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살라미 방식'은 큰 덩어리를 얇게 잘라 여러 개로 나누어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둥쥔 부장, "중국군 대만 독립 막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할 것"
그는 "실질적으로 '대만 독립'을 조장하고 대만으로 중국을 제압하기를 도모하는 것으로, 이런 사악한 마음이 대만을 위험한 상황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며 "중국은 언제나 평화통일에 힘썼으나, 이런 전망이 '대만 독립' 분자와 외부 세력에 파괴당하고 있고, 국가 분열 위험이 언제나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군은 조국 통일을 수호하는 불멸의 강력한 군대였으며, 대만의 독립을 억제하고 그 시도가 결코 성공하지 못하도록 항상 단호하고 강력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대만을 중국에서 분열시켜 나가려는 자는 반드시 산산조각나고 스스로 파멸을 부를 것"이라고 수위 높은 경고를 발신했다.
그는 앞서 "중국은 각국의 합리적 우려를 존중해왔고, 마찬가지로 중국의 핵심 이익은 신성 불가침하다"라며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 수호는 중국군의 신성한 사명"이라고 말했다.
"자제력에 한계 있다"며 남중국해 갈등 빚고 있는 필리핀 등에 경고
한편 그는 필리핀 선박과 대치하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견제에 '한계'가 있다고 경고했다. 둥쥔 부장은 "중국은 권리 침해와 도발에 맞서 충분한 자제력을 유지해 왔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둥 부장은 최근 필리핀과의 영유권 분쟁 등으로 격화되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일부 국가(필리핀)가 외부 세력의 선동 아래 (중국과의) 양자간 약정을 파기하고, 약속을 어기며, 사전 모의된 말썽을 일으키고, 가짜 이미지를 만들어 오도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필리핀은) 심지어 지역 국가의 전체 이익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헌장 정신을 어긴 채 외부 세력(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에 협조했다"라고 했다.
그는 이런 행동이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파괴할 것이라며 "결국 자신이 지른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중 국방수장, 18개월만에 대면 회의
둥 부장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중인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우리는 절대로 무기 제공을 하지 않는다"며 재차 부인했다. 이어 (군수용과 민수용으로 모두 쓰일 수 있는) 이중용도물자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국과 중국은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 18개월 만에 양국 국방장관과 대면 회담을 가졌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회담 후 미중 군 지휘관 간의 전화 대화가 "앞으로 몇 달 안에"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고, 중국은 양국 간의 안보 관계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스틴 장관은 둥쥔 국방부장에게 회담에서 '대만 포위' 훈련에 우려를 표하고 남중국해 항행 자유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AFP 등 외신이 전했다.
양국 국방 수장은 군사 대화의 재개를 통해 분쟁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입장에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앤서니 블링컨 국무 장관이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하는 등 핵무장 마찰등을 완화하기 위해 미중 두 나라는 소통을 강화해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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