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 의대 특수
문의 폭주에 학원 정원 늘리기도
지역인재전형 선발 대폭 늘어나
지방서 오는 '주말 유학생' 증가
지난달 31일 서울 대치동 학원가 전경. 사진=강명연기자
"최근 들어 한달사이 직장인 문의를 30건 가까이 받았습니다."(서울 대치동 스카이의대영재센터 강사 김민재씨)
2025학년도 전국 의대 정원이 1500명 가량 늘면서 대치동 학원가가 들썩이고 있다. 의대 진학을 노리는 'N수생'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늘어난 정원 대부분 비수도권의 지역인재 전형이어서 지방에서 대치동에 올라와 공부하는 '유학생'도 늘었다. 서울권 의대와 'SKY(서울·고려·연세대)' 대학 등 상위권 대학 진학을 노리는 이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 "최상위 대학도 소폭 하락 기대감"
지난달 31일 기자가 만난 대치동 등 의대 전문 학원 관계자들은 의대 등 최상위권 진학을 원하는 직장인, N수생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학원들은 이에 맞춰 정원을 확대하는 등 수요에 발맞춰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로 최상위 대학 점수가 소폭 하락할 거라는 기대가 크다고 한다. 대치동 의치한약수학원 장원호 원장은 "의대 진학을 꿈꾸는 서울대, 카이스트 1, 2학년들의 문의가 가장 많다"며 "직장인들은 공부를 놨던 기간이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는지, 혹은 문과 학생이 확률과통계, 사회탐구 과목으로 의대 진학이 가능한지 문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남하이퍼학원 의대관 곽용호 원장은 "서울대 자연계열 정원이 1800명임을 감안할 때 올해 약 1500명인 의대 증원 규모는 상당하다"면서 "이는 SKY 자연계 점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직장인, 재수, N수 포함해서 문의가 30% 정도 늘었고, 학원 정원도 10% 정도 늘렸다"고 말했다.
앞서 종로학원은 의대 정원이 1469명 늘어나면 의대 합격선이 수능 국·수·탐 합산 점수 기준 2.91점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N수생 6월 모의평가 지원자는 8만8698명(18.7%)으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 주말반 지방 학생도 늘어
지방에서 올라온 '주말반 유학생'도 늘었다.
김민재씨는 "지난해 학원 수강생의 20% 정도가 지방에서 올라오는 학생들이었다면 지금은 절반 정도"라며 "주말반은 거의 지방학생들이다. 금요일 3~4시부터 캐리어를 끌고 오는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그는 "지역인재전형 선발이 대폭 늘어난 만큼 기대감이 높다"고 덧붙였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5학년도 의대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비수도권 의대 신입생 모집인원은 3284명으로 전체(4610명)의 71%다. 이 중 60% 가량이 해당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을 선발하는 지역인재전형이다.
그럼에도 일부 학원은 수강생과 강의실, 강사 규모를 대폭 확대하지는 못하고 있다.김씨는 "올해 정원은 확정됐지만 내년부터 어떻게 될지가 문제"라며 "강의실, 강사를 늘려야 하는데 올해는 테스트 기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곽 원장은 "지역인재 전형으로 수능 최저를 달성하지 못하면 비지역인재로 돌릴 수 있어 문은 확실이 넓어졌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일을 포기해야 하는 직장인들까지 의대 도전에 몰릴 거라는 예상은 섣부르다. 일부 현상으로만 봐야 한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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