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선거관리위원회(IEC)에서 최종 개표 결과 발표 직후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차별정책)' 종식 30주년을 맞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차별 철폐를 이끌었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처음으로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외신들은 과거 넬슨 만델라가 이끌었던 ANC가 높은 실업률 및 빈부 격차 등으로 신뢰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남아공 선거관리위원회(IEC)는 2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지난 5월 29일 진행된 총선 결과 ANC가 득표율 40.2%로 국회 400석 가운데 159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남아공은 만델라가 공식적으로 아파르트헤이트 철폐를 선언한 1994년 이후 올해까지 7번의 선거를 치렀다. ANC는 5차 총선까지 줄곧 6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2019년 6차 총선에서 57.5%를 득표해 230석을 확보했다. ANC는 이번 총선에서 5년 전 보다 17%p 이상 떨어진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처음으로 국회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남아공은 총선 득표율에 따라 국회 의석을 배분하며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을 뽑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남아공은 선관위의 최종 개표 결과 발표 이후 14일 안에 새 의회를 소집하며 새 의회에서 차기 대통령이 선출된다.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남아공 최초의 연립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그는 "좋든 싫든 국민들이 목소리를 냈다"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그들의 선택과 바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ANC가 33%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과 극심한 빈부 격차, 물·전력 부족 사태로 민심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라마포사와 사이가 나쁜 주마의 지지 세력 이탈도 득표율 하락에 한몫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