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상춘재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배우자 오찬 행사'
김건희 여사, 공연 포함 오찬 메뉴까지 수개월간 챙겨
프랑스어 판소리에 할랄 등 퓨전한식 대접
김건희 여사가 4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배우자 오찬에서 아프리카 정상 배우자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4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프리카 정상 중 13개국 정상 배우자들과 친교 행사에서 한-카메룬 합작 판소리를 비롯해 퓨전한식 등을 선보이며 외교 지원에 나섰다.
한국과 아프리카의 '합작 판소리'로 프랑스어로 된 판소리를 선보인데 이어 퓨전한식에 할랄과 채식, 락토프리 등 개인적 취향과 선호도를 반영하는 등 세심한 배려로 김 여사는 아프리카 정상 배우자들을 맞이했다.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배우자 오찬 행사'는 문화전시 기획가를 지낸 김 여사가 한국 전통문화를 아프리카 영부인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공연을 포함해 메뉴까지 수개월 동안 모두 섬세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마다 한·아프리카 조화 강조
실제 상춘재 오찬장을 작은 백자와 한국·아프리카산 꽃으로 장식한 것만 해도 한국과 아프리카 대륙의 조화와 화합을 상징한 것이란 설명이다.
오찬장에 들어선 각국 배우자들에겐 사전 공연으로 동서양의 현악기가 조화를 이루는 '첼로가야금'의 퓨전국악 연주가 10분가량 펼쳐졌다. 가장 먼저 흘러나온 곡은 온전히 바다만을 상상하며 만든 '바다소리'로, 참가국 중 11개국이 대서양 혹은 인도양과 접해있다는 점에 착안해 선정됐다.
오찬 후 녹지원에서 펼쳐진 본 공연은 한국과 아프리카의 '합작 판소리'였다.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인 민혜성 명창과 카메룬 태생 프랑스인이자 민혜성 명창의 제자인 마포 로르의 소리 협연으로 진행됐다. 춘향가 중 사랑가, 진도아리랑 등 우리 판소리 대표 대목을 협연하면서 일부 대목은 한국어와 프랑스어로 함께 부르기도 했다.
이어진 공연은 역동적인 수묵 퍼포먼스 '사이클'로, 사고로 팔을 잃은 아픔을 이겨낸 의수 화가 석창우 화백이 검정·빨강·초록·노랑·파랑의 범아프리카색을 이용해 여럿이 한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크로키로 표현하며 어울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림의 마무리로 석 화백은 '한-아프리카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다'라는 낙관을 찍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석창우 화백이 그려 낸 사이클의 힘찬 움직임처럼, 한국과 아프리카 대륙도 함께 발맞추어 더 밝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4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 정상 배우자 행사를 마친 뒤 말라위 공화국 부통령 배우자 메리 응하마냐쥐 칠리마와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화상
■阿 배우자들 세심히 배려
13개국 정상 배우자를 위한 차담과 오찬 메뉴는 한국과 아프리카 대륙의 조화를 의미하는 퓨전한식으로 차려졌다.
오찬 전 차담에는 매화차와 두부과자, 야채칩과 계절과일, 쿠키 등이 놓여졌고, 이어진 오찬은 전채부터 스프, 메인 요리, 디저트까지 총 4개 코스로 이뤄졌다.
퓨전한식을 기본으로 할랄과 채식, 락토프리 등 개인적 취향과 선호도를 세심하게 반영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다채롭게 보고 느낄 수 있는 코스로 구성했다"며 "전체적으로 크기가 작거나 부드러운 음식들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메인 요리는 할랄 안심 너비아니 구이와 구운채소, 배추겉절이가 제공됐으며, 생선 요리로는 제주옥돔구이가 준비됐다. 채식을 선호하는 배우자를 위해 두부구이와 구운 채소가 제공됐다.
이외에도 참석자들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미니 김밥과 더불어 쌈밥, 편수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대통령실은 일부 국가를 고려해 상춘재 정면 출입문을 개방해 상춘재 우측 끝에 기도실을 마련했다.
기도실에는 기도용 카펫, 시계, 나침반을 별도로 준비했고, 녹지원 야외 공연과 날씨 등을 감안해 전북도무형문화재 선자장 '방화선'의 '듸림선' 부채, 신사임당 초충도 모티브의 손수건도 준비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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