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통화기록 확보 강조에
"할 수 있는 방법 다 동원" 여지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지난달 22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두 차례 소환한 뒤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그간 조사한 것을 검토하고 증거를 확보한 후 이른바 '윗선'으로 지목된 대통령실 관계자와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소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4일 오전 정례브리핑을 열고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 대통령실 관계자를 소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종섭 전 장관과 신범철 전 국방부차관 등 국방부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공수처는 소환 조사를 결정하지 않았다. 앞서 두 차례 불렀던 유 법무관리관과 김 사령관에 대한 3차 소환의 경우 "가능성은 다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공수처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순서를 정해놓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결국 수사라는 게 하다 보면 원하는 내용들이 나오지 않을 수 있고, 알지 못하던 내용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전 단계로 넘어갈 수 있고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 현재 상황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검토에 따라 좌우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윤석열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이 하루 세 차례 통화했다는 자료 등이 공개되면서 대통령실의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지만, 공수처는 '아직은' 수사 범위를 대통령실까지 확대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수처는 지난해 국방부 조사본부가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수사보고서를 회수하고 재조사하면서 당초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이 포함된 8명의 혐의자가 2명으로 축소되는 과정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수사 외압이 가해졌다고 의심되는 시점은 지난해 7월 말에서 8월 초까지로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 사이 통화를 포함해 대통령실과 국방부, 해병대 고위 관계자들 사이 통화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기록들이 나오면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날 오동운 공수처장이 '7월에 통화기록 시한이 지나는 만큼 빈틈없이 확보하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기관으로서 확보할 자료가 있다면 절차에 따라 확보한다는 원론적인 측면에서 말한 것"이라며 "수사에 있어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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