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발표 이후 여야 공방 지속
野 "기획된 ‘국면 전환 정치쇼’"
與 "민주, 정부 노력 폄훼만"
여야가 6일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부 공식 발표를 두고 공방을 이어 갔다. 더불어민주당이 '자원 개발 사기극'을 운운하며 검증을 벼르자, 국민의힘은 산유국이 될 수도 있다는 국민적 염원에 찬물을 끼얹지 말라고 응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뜬금없는 산유국론, 잘 챙겨 봐야겠다"며 "막판 대역전을 외치며 수천억원을 쏟아붓고 결국 국민을 절망시킨 부산 엑스포가 자꾸 떠오른다"고 밝혔다. 호주 석유 개발 회사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심해 탐사 사업에 대해 가망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소개하면서다.
이 대표는 "성공 확률 최대 20%, 십중팔구 실패할 사안이라면서 전액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도 걱정이고 주가 폭등에 따른 추후 주식 투자자 대량 손실도 걱정"이라며 "잘되기를 바라지만 참으로 걱정이 많다.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점검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이 완료되면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열어 영일만 탐사 관련 현안질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발표 이후 주식 시장이 출렁거렸다. 대통령으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무책임한 판단"이라며 "대통령 지지율 20%가 깨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기획된 '국면 전환 정치쇼'에 국민이 희망의 널뛰기를 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노 원내대변인은 "국민은 MB(이명박 전 대통령) 때 자원 개발 대국민 사기극을 기억하고 있다"며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기 전에 시추를 강행한다면 관련 공직자들은 형사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중대한 국가적 사업에 야당이 국정 동반자 역할을 하기보다는 당리당략적인 태도만 보인다고 맞섰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국가적으로 역량을 모아야 할 일에 연일 '뻥통 박정희 시즌2', '탄핵만답이다', '산유국들이 비웃고 있다', '희망 사기' 등 막말을 퍼붓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정의 동반자로서 힘을 싣지는 못할망정 정부의 노력을 폄훼하기만 한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지도 모르는데 정부 예산을 전적으로 들여서 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한 데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할 수 있나"라며 "민주당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SNS를 통해 "오로지 실패만을 바라는 이들이 있다. 행여 성공하면 그 공이 윤석열 정부에 돌아갈까 걱정하며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그들"이라며 "지금은 정쟁과 당리당략만을 위한 '저주의 굿판'을 벌일 때가 아니라 차분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산유국 진입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서지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