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생식물 광대싸리에 있는 항암물질 '세큐린진G'
항암제,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및 마약중독 치료제로
여러 단계의 화학반응 모두 성공해야 원하는 물질 얻어
광대싸리.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윤태식 학부생이 세계 최초로 약용식물에 있는 항암물질 '세큐린진G'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세큐린진G는 국내 자생 약용식물인 '광대싸리'에 있는 물질로 항암제,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및 마약중독 치료제로 개발 가능하다.7일 KAIST에 따르면, 윤태식 학부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하고 대학원생 멘토인 김태완 대학원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화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 화학학술지 '케미칼 커뮤니케이션즈(Chemical Communications)'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세큐린진G의 '천연물 전합성'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시작 물질로부터 여러 단계의 화학반응을 통해 자연에 존재하는 천연물을 실험실에서 합성하는 연구 분야다. 각 단계의 화학반응이 모두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야 목표 분자를 최종적으로 합성할 수 있어 연구 호흡이 길고 난이도가 높다.
KAIST 측은 "천연물 합성 연구는 고도의 창의력과 화학적 문제해결 능력이 필요하다"며 "학부생이 주도적으로 천연물 전합성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천연물 세큐린진 G는 세큐리네가 천연물군 중 유일하게 피리딘 헤테로고리를 포함하는 물질이다.
피리딘 헤테로고리는 신약 개발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지난 2023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저분자 약 200종을 조사한 결과, 그 중 20%인 40개가 피리딘 헤테로고리를 포함할 정도로 피리딘 골격은 의약적으로 중요하다.
윤태식 학생의 연구를 지도한 한순규 교수는 "연구 중심 대학을 지향하는 KAIST에서 URP 프로그램은 학부생이 지도교수와 조교의 지도하에 실질적인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첨단 연구와 학부 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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