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종부세 개편 불지핀 野
폐지·중과세 완화 언급한 政·與
지자체 재정부담·세수결손 등
국회 치열한 정책논의 거쳐야
종합부동산세에 이어 상속세 개편 논의가 국회에서 확산되고 있다. 조세정책의 합리성, 경제규모의 변화 등을 반영해 재산관련 세제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야 모두에서 나오고 있다. 증세가 아닌 감세나 아예 폐지가 핵심이다. 다만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펑크'에 이어 올해도 10조원 가량의 세수결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잇단 감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부담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9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22대 국회 들어 종부세 감면(폐지) 등을 꺼낸 여야가 상속세 감세로 세제개편 논의를 확대하고 있다.
1주택자 종부세 폐지·개편론의 불을 지핀 것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종부세 손질=부자감세'입장이었던 민주당은 박찬대 원내대표까지 나서 조세정책 합리성 측면에서 종부세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통령실은 "전면 폐지"의견을 냈다. 다만 정부는 '1주택자 종부세 폐지'보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 완화에 정책 우선 순위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제개편 논의는 상속세까지 확장됐다. 국민의힘과 정부가 유산취득세 도입을, 민주당은 상속세 일괄공제액을 현재의 5억원에서 6억~7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각각 검토한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세를 사망자의 유산 총액 기준이 아닌 상속인 1인당 물려받은 몫을 기준으로 책정한다. 상속인들의 세부담은 그만큼 준다. 정부가 유산취득세 도입을 포함한 세법개정안을 오는 7월 국회에 제출하면 여야간 치열한 정책논의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여야 모두 감세기조를 뚜렷이 하고 있지만 '세수감소, 재정악화'우려도 커지고 있다.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해 지난해 7월 공개한 시뮬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유산취득세를 도입 땐 2021년 기준 상속세수는 6000억~1조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상속세 일괄공제 범위 확대되면 과표구간 대상자뿐 아니라 그 위 구간의 모든 상속세 대상자가 일률적으로 세금이 준다.
정부와 국회의 세제개편 논의 확산에도 변수는 세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세수상황도 4월 현재까지는 좋지 않다. 법인세가 예상보다 덜 걷히면서 최소 10조원 가량 세수결손 가능성이 대두된다. 올해와 같은 세수흐름을 보였던 2013년과 2014년, 2020년 사례를 중심으로 전체 세수진도율, 법인세 진도율 등을 비교해 예측한 수치다.
폐지론까지 나온 종부세는 현실화되면 지자체 재정에는 부담요인이다. 종부세는 일정 기준 이상 부동산에 부과한다.
전액 지방교부세 재원으로 사용된다. 정부가 1주택자 폐지론보다 다주택자 중과세 완화에 정책 우선순위에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반적으로 지방 재정이 좋지 않을 전망"이라며 "만약 세수결손이 발생할 경우, 정부는 차차기연도까지 연차적 정산을 통해 재정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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