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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K실크로드' 닻 올린 윤 대통령 중앙아시아 순방

투르크메니스탄 등 3국 국빈방문
공급망 확대, 자원개발 협력 논의

[fn사설] 'K실크로드' 닻 올린 윤 대통령 중앙아시아 순방
중앙아시아 3개국(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 탑승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방문에 나서 첫 순방국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이어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중앙아시아 3개국은 모두 자원부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 4위 천연가스 보유국이며 카자흐스탄은 산유국인 동시에 우라늄, 크롬과 같은 핵심광물을 수출하는 나라다. 우즈베키스탄도 우라늄, 몰리브덴, 텅스텐 등 지하자원을 풍부하게 갖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 목적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이다. 중국 등 특정 국가에 쏠린 공급망을 다변화하여 유사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과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카자흐스탄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방안을 담은 MOU에 서명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역량과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자원, 발전 잠재력을 연계해 협력모델을 만들자는 구상이 공론화된 지 10년이 됐다. 이번 순방으로 이 'K-실크로드' 계획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순방은 1차 협력관계를 맺는 것이고, 내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5개국 정상과 정상회의를 연다고 한다.

최근 개최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와 같이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일종의 다자외교는 한꺼번에 여러 국가와 협력하고 소통하는 '가성비'가 높은 외교방식이다. 성과를 보려면 뒤이은 실무진급의 후속 회담으로 실질적인 협력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중앙아시아는 지리적으로도 멀지 않고 구소련의 스탈린 시대에 강제이주를 당한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우리와는 친근한 지역이다. 땅이 넓고 자원이 많으면서 개발은 덜 되어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에너지 개발 분야에서 우리의 기술과 중앙아시아의 자원을 접목하면 서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고려인으로 불리는 중앙아시아 동포들은 우리와 같은 핏줄과 같은 조상을 가진 혈족이다. 그 후손들이 혼인과 취업 등으로 국내로 들어와 있으며, 만약 우리가 이민 수용정책을 펼 경우 첫 번째로 받아들일 대상이라고 본다. 동남아 민족보다는 국민적 거부감이 훨씬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자원외교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부 때의 실패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그사이 중국과 일본 등의 경쟁국들은 우리보다 먼저 아프리카 등 자원대국들에 인프라를 무상으로 건설해 주면서 자원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아직 협력할 여지가 많은 국가들이 여러 대륙에 있다.
멀리는 남미까지도 적극적으로 손을 뻗쳐야 한다. 부존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로서는 국가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한 문제다.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방문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