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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국인직접투자 결정때 대상국 정책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

금융연구원·한미경제학회·한미재무학회 공동 심포지엄
美기업의 中 투자사례 등 소개
"2015년 이후 정책 중요성 커져"

지난 2015년 이후 미국이 외국인직접투자(FDI)를 결정할 때 투자 대상국의 경제정책 불안전성이 투자기업의 자국 경제환경보다 더 큰 영향을 끼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기업이 지난 2015년 이전 중국에 그린필드 FDI(외국자본이 투자 대상국의 용지를 매입해 공장 등을 짓는 투자방식)를 할 때 미국 경제의 정책 안정성을 더 고려했다면 현재는 중국 정부 정책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경향을 보인다는 의미다.

한국금융연구원·한미경제학회·한미재무학회는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통화정책, 기업 투자 및 ESG 활동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주제로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첫 세션에서 발제를 맡은 이선형 박사(몽클레어주립대)는 '자국과 경쟁국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다국적 투자 활동'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 이선형 박사는 미국 기업이 중국과 FDI 유치 측면에서 중국의 경쟁국의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대처했는지를 연구했다. 중국이 FDI 대상국으로서 매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경제정책 불확실성지수(EPU)를 활용, FDI와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사이 연관성을 분석한 것이다.

EPU는 스콧 베이커 노스웨스턴대 교수 등이 개발한 모델로, 매달 미국·중국·일본·독일·홍콩 등 주요국의 일간신문 경제기사를 분석해 지수화한 것이다.

이 박사는 "2015년 이전까지 미국 기업의 FDI 의사결정에 미국의 EPU가 영향을 미쳤지만, 2015년 이후에는 중국과 중국의 FDI 경쟁국의 EPU가 더 큰 변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의 통화정책 변경으로 증시 폭락 등 위기가 커진 2015년 이후 중국과 중국의 FDI 경쟁국의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더 큰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이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미국의 차기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 기업의 중국 FDI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박사는 "궁극적인 정책적 시사점은 우리나라든 아니면 다른 투자 대상 부분이든 정책적 불확실성을 줄이려고 노력한다"면서 "다만 그 줄이는 정보의 채널을 조금 더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투자유치 전략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평등한 EPU의 증감세에 따라 국가의 해외 투자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이 논문의 요지"라고 덧붙였다.

김현열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토론에서 "투자 대상국 외에도 경쟁국의 종합적인 EPU를 분석해 그 관계성을 드러낸 부분은 학술적으로 새로운 결론"이라며 "최근 지정학적 이슈와 팬데믹으로 여러 글로벌 비즈니스 파괴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이 논문이 가진 의미가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각국 선거일정이 FDI에 미치는 영향까지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또 다른 발제에서 양충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거시경제학의 오랜 질문에 대해 답한 논문을 발표했다. 양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이 항상 가격을 바꾸기 위한 결정을 위해서 정보습득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격을 올릴 수 있을 때 막대한 양의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갖고 있는 최저가격에 대한 믿음과 그들의 정보 습득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연구했다. 이를 통해 화폐(통화)정책의 비중립성을 연구한 것이다.

두번째 세션에서는 최대웅 워싱턴대 박사와 허산욱 SUNY(버팔로) 박사,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박사 등이 ESG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