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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기관투자가 엘리엇, 미 4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 지분 대거 확보

[파이낸셜뉴스]
행동주의 기관투자가 엘리엇, 미 4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 지분 대거 확보
행동주의 기관투자가 엘리엇이 미국 국내선 1위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 항공 지분을 대거 확보해 경영진 교체를 요구했다는 소식에 10일(현지시간) 사우스웨스트 주가가 7% 넘게 급등했다. 지난 2월 8일 네바다주의 라스베이거스 국제공항에서 사우스웨스트 항공 소속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행동주의 기관투자가인 엘리엇 투자운용이 미국 4대 항공사 가운데 한 곳인 사우스웨스트 항공 지분을 대거 확보했다.

사우스웨스트 주가는 폭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사간) 엘리엇이 사우스웨스트 지분 20억달러 가까이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엘리엇은 지분 확보 뒤 사우스웨스트에 재무실적을 개선하고 주가를 끌어올리라면서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엘리엇은 최고경영자(CEO) 밥 조던을 교체해 외부에서 새 CEO를 영입하고, 이사회도 전면 개편할 것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7일 마감가 기준 시가총액이 166억달러인 사우스웨스트 지분의 약 8분의1을 보유한 최대 주주 가운데 한곳이 됐다. 발언권 역시 막강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엘리엇이 지분을 대거 확보하고 주가 상승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는 소식에 사우스웨스트 주가는 7% 넘게 폭등했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팬데믹 증시 붐 당시인 2020년 11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엘리엇이 교체를 요구한 조던 CEO는 2022년 2월 사우스웨스트 CEO로 17년 가까이를 지냈던 개리 켈리 명예회장 대신 CEO로 취임한 바 있다.

사우스웨스트는 엘리엇의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사회가 CEO와 경영진의 능력을 확신하고 있다면서 교체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 지분을 인수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탁월한 역량을 가진 엘리엇이 물러날 가능성은 낮다.

엘리엇은 기술업체들을 비롯해 그동안 여러 기업 주식을 인수한 뒤 경영진 교체, 매각 등을 비롯해 기업들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서도록 해왔다.

엘리엇은 미 대형 이동통신 중계기 소유업체인 크라운 캐슬을 비롯해 NRG 에너지, 굿이어 타이어 등 여러 기업 CEO들을 결국 갈아치운 바 있다.

1970년대 텍사스 주에서 시작해 이제 미 국내선 항공 시장 점유율 1위로 부상한 사우스웨스트는 창사 이래 최대 도전에 직면했다.

사우스웨스트는 보잉737 단일 기종만을 운용해 비용을 줄여 경쟁사들을 압도해왔다.

그러나 팬데믹을 계기로 47년 연속 흑자 흐름이 압박받고 있고, 2022년 전산 오류로 운항 계획이 엉망이 된 뒤로는 사우스웨스트의 강점이었던 고객 만족도 역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사우스웨스트 지난 3년 동안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그러나 엘리엇이 지분을 대거 확보해 경영쇄신을 요구했다는 소식에 이날은 큰 폭으로 뛰었다.

사우스웨스트는 지난 주말보다 1.95달러(7.03%) 급등한 29.70달러로 올라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