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지난해 12월 대표 내정부터 이후 6개월간 카카오 이끌어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11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내 위치한 첫 자체 데이터센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열린 ‘프레스 밋업’ 행사에서 데이터센터 안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파이낸셜뉴스 안산=임수빈 기자】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매 초마다 50만 건의 트래픽이 발생하고, 4만5000건의 메시지가 발송되고 있다. 카카오톡 자체 서비스 뿐 아니라 카카오는 그룹사 및 외부 생태계와도 많은 트래픽을 주고 받는다. 이처럼 국민 생활과 깊숙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는 지난 11일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내 위치한 카카오 첫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열린 프레스 밋업 행사에서 "국내 어떤 기업보다도 데이터 안정성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데이터센터가 완공되는 날까지 설계와 시스템을 끊임 없이 보완하고 고민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카카오는 지난 2022년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대규모 서비스 장애를 일으켰다.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의 주요 플랫폼과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통한 다양한 서비스가 긴 시간 동안 작동하지 않았고, 이용자들의 불편함은 커졌다. 정 대표는 "카카오에게는 정말 뼈아픈 경험이었다"며 "업계 전반에도 다시 이런 장애가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철저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규명을 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데이터센터 안산'은 서비스 먹통 사태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카카오의 의지가 담긴 결과물이다. 데이터센터 안산엔 24시간 무중단 운영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더욱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데이터와 운영도구 등도 다중화했고, 대규모 서버를 차질 없이 운영할 수 있는 무정전 전력망을 구축했다.
정 대표는 "서버는 0.02초만 전력 공급이 중단돼도 중단된다. 카카오는 0.01초의 찰나도 허락되지 않을 만큼 이중화와 재난에 대비한 시스템을 데이터센터 안산에 구축했다"며 "특히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를 경험하면서 기존 설계와 시스템을 대폭 수정해서 최고 수준의 화재 안전성을 확보했고, 4단계에 걸친 화재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데이터센터를 방문한 정 대표는 카카오를 이끌어온 약 6개월 간의 소회도 밝혔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의 수장으로 내정돼 쇄신 태스크포스(TF)장을 맡았다. 올해 초 임직원 1000명을 순차적으로 만나는 '크루톡'에도 참여해 임직원들과 소통도 진행했다.
정식 취임 후 정 대표는 역대 카카오 대표 중 처음으로 주주 서한을 보내며 지난달 16일 "재직기간 중 매년 두 차례에 걸쳐 각 1억원 규모의 주식을 장내 매입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책임 경영 강화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정 대표는 "위기 속에 대표가 되자마자 (나에게) 처음으로 붙었던 키워드는 쇄신이었다. 단기적으로는 카카오의 본질에 집중하는 성장 방향성과 그에 맞는 조직 구조로 개편을 했고, 그룹 관점에서는 거버넌스와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여기에 맞는 리더들을 선임하는 작업이 이뤄졌다"며 "상반기는 (쇄신을 위한) 셋업의 과정이었다면 하반기엔 좀 더 공고히 하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여느 경쟁 플랫폼과 달리 카카오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AI 시대에는 먼저 치고 나가는 사람이 꼭 승자는 아닐 것 같다"며 "그동안은 거대언어모델(LLM)의 싸움이었다면 (이제) 사용자가 쓸 수 있는 의미 있는 (AI) 서비스로 넘어가는 게임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만의 차별점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있고, 카카오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고민 중"이라며 "이용자들에게 쉬운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고 연내 카카오에 맞는 AI 활용 서비스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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