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탈모 백과사전은 모발이식 명의로 잘 알려진 모제림 황정욱 대표원장이 탈모 및 모발이식과 관련한 정보를 전하는 전문가 칼럼으로, 탈모 자가진단 방법, 다양한 탈모 발현 유형, 모발이식 수술, 탈모치료 약물 등 자세한 이야기를 전문가에게 직접 전해 들을 수 있다. <편집자 주>
최근 필자가 대표원장으로 있는 모제림성형외과에서는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소방공무원의 직업 정신을 응원하며, 평소 탈모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던 소방공무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실제 화재 현장에서의 뜨거운 열기나 연기, 화학물질 등은 모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재난 현장에서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소방공무원들은 자기 간호에 소홀해지기 쉬운 환경임이 분명하고, 타 직업군에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 잦다. 이처럼 환경적 요인에 의한 탈모와 직업은 어느 정도 관련 있다.
특히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생활이 불규칙한 직업인은 탈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탈모 유전자를 보유하지 않았어도 계속된 자극으로 모발 탈락이 일어나기도 한다.
탈모에 취약한 대표적인 사람은 마감 시간에 쫓기는 직업인이다. 기자, 편집자, 보험 영업인 등이다. 영업인들은 일이나 월, 분기 등 특정 주기로 마감을 한다. 기자는 매일, 시시각각 기사 송고를 한다. 인터넷 시대인 요즘에는 실시간 마감을 해야 한다. 컴퓨터와 핸드폰을 끼고 살고, 늘 대기하는 불안한 상황에 노출된 기자들은 탈모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직업군이다.
다음으로 탈모 발생 위험이 높은 직업군은 배우나 탤런트 가수 등의 연기자다. 공연을 하는 배우나 탤런트는 분장이 생활화되어 있다. 가발 부착이나 두꺼운 메이크업 등을 수시로 해야 하고, 뜨거운 조명 아래 장시간 노출되기도 한다. 대중 앞에 서는 가수도 비슷하다. 더욱이 연기자는 많은 대본을 암기하고, 상황에 맞게 풀어내야 하는 정신적 부담도 심하다.
판매직이나 영업사원도 스트레스 받기는 마찬가지다. 설명과 설득, 반품, 항의 등의 상황을 겪으며 머리카락을 쥐어뜯을 일이 많다. 이는 전화 상담원도 비슷하다. 감정노동자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고객에게 화를 낼 수도 없는 처지다. 안전모를 쓰고 일하는 근로자, 두뇌를 많이 쓰는 연구원들도 모발 관리에 신경 써야 할 직업인들이다.
반면 절대 탈모 걱정을 하지 않는 직업인도 있다.
바로 옛 왕조시대의 환관인 내시다. 내시는 과거 고환을 제거한 사람을 말한다. 남성호르몬은 고환에서 95% 정도 생산된다. 고환의 정소가 없는 내시에게서 남성호르몬이 생성될 확률은 매우 낮다. 일반적으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전환되어 두피에서는 탈모를 일으키고, 눈썹 아래 부위에서는 모발이 자란다. 내시의 경우 남성호르몬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대머리가 되지 않고 수염도 나지 않는다.
직업이 직접적으로 탈모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직업환경이나 업무성향에 따라 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탈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같은 직업을 가진 현대인이라고 하더라도 업무에 대한 여유로운 태도나 규칙적인 모발 및 두피 관리를 지속한다면 ‘탈모’라는 고민과 거리를 둘 수 있을 것이다.
/황정욱 모제림성형외과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