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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그랜저' 1100만원 바가지 씌운 중고차 딜러[최우석 기자의 로이슈]


'중고 그랜저' 1100만원 바가지 씌운 중고차 딜러[최우석 기자의 로이슈]
인천시 연수구 중고차 수출단지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뉴스1제공

[파이낸셜뉴스] #. 20대 후반 사회 초년생 A씨는 인터넷에서 괜찮은 쏘나타 매물을 발견해 중고차중개상인 B씨의 매장을 찾아갔다. B씨는 "이 차를 살 바에 돈을 조금만 더 보태면 그랜저를 살 수 있다"며 그랜저를 소개해줬다. A씨는 B씨의 설명에 신뢰가 가서 쏘나타 대신 그랜저를 구매했다. 차량매입금액은 ‘3400만원’. A씨는 차량을 기분 좋게 인도받아 운전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고 동종차량의 중고차 시세를 보니 다소 비싸게 구입한 것 같아 A씨는 계약서를 다시 살펴보았다. 이게 웬걸. 계약서에 적시된 차량가격은 2300만원이었고, 중고차중개상인 B씨의 매매알선수수료, 즉 B씨의 마진은 1100만원이었다.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 A씨는 B씨에게 항의했지만, B씨는 "계약이 체결됐고, 차량을 인도받아 갔으니 환불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중고차를 거래할 때 중개상인이 자신이 구입한 차량가격에서 중개수수료(마진)를 많이 챙기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중고차를 사면서 중개상인이 수수료를 많이 가져가 비싸게 중고차를 구매하게 되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중고차를 구입할 때에는 반드시 중개수수료가 얼마인지 확인해야 한다. 추후 사기임을 확인하고 업자에게 소송을 걸 수 있다. 하지만 변호사 비용과 시간 등을 고려하면 실익이 아주 크지는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자동차관리법과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은 중개수수료를 중고차 매매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그 자동차의 매수인에게 ‘서면’으로 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통상 중고차를 살 때 중고차중개인이 취하는 중개수수료는 차량가격의 10%에서 20%정도다.

A씨는 2300만원짜리 중고차를 3400만원에 샀으니 약 50%의 중개수수료(1100만원)를 주고 매우 비싸게 중고차를 구입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계약시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중개수수료가 얼마로 책정됐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자동차중개업자들도 차량을 구입해서 보관·관리하는데 비용이 들어간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서 적정한 마진으로 가격협상을 한다면 중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다. 계약서를 쓰기 전에 "중개수수료 요율과 금액이 정확히 어디에 쓰여 있나요?"라고 질문해야 한다. 이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 매수자는 중개수수료 바가지를 피할 수 있고, 추가 가격 협상을 할 여지도 생기게 된다.

이외에도 중고차를 구입하는 경우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다. 자동차성능·상태점검표, 압류 및 저당권의 등록 여부, 자동차가격을 조사·산정한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자동차관리법에서도 자동차성능·상태점검표, 압류 및 저당권의 등록 여부, 자동차가격을 조사·산정한 내용을 서면으로 소비자에게 고지하라고 명시돼 있기도 하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변호사·법조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