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은행 제4인뱅 참여에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도 제4인뱅 컨소시엄 참여 검토
인뱅 3사 수익성에 투자성과
특화 데이터로 기업금융, 씬파일러 신용평가 등 시너지 기대
지난 4월 13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4대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 사진.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신한은행, 우리은행에 이어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도 제4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제4인터넷은행 경쟁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은행들은 인터넷은행 3사와의 경쟁으로 시대적 과제인 '디지털 전환'을 이미 시작한 데다 제4인터넷은행 주축인 기업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너지를 내는 추가적인 수익화 방안을 노리고 제4인터넷은행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IBK기업은행 긍정 검토… 농협은행도 참전할 듯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금융 지원 확대 등 포용금융을 강화하고자 이번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게 됐다"면서 "당행의 중소기업, 소상공인 금융 노하우를 인터넷은행에 접목해 경영상 어려움이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도 복수의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제안서를 받고 내부적으로 긍정적인 검토 과정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컨소시엄 제안서를 검토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KCD뱅크 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컨소시엄 참여를 공식화했고, 신한은행은 전략적 투자(SI)를 단행한 더존비즈온이 구성한 더존뱅크에 지분투자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제4인터넷은행 경쟁에 뛰어든 컨소시엄은 유뱅크, 더존뱅크, KCD뱅크, 소소뱅크 등이다.
■인뱅3사 수익성에 투자성과 톡톡
은행들이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경쟁적으로 참전하는 것은 우선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가 수익성을 입증하면서 앞서 인터넷은행 3사에 투자한 시중은행들이 투자 성과를 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터넷은행 3사 맏형 카카오뱅크의 올해 1·4분기 당기순이익은 1112억원으로 일부 지방은행 실적을 앞서기 시작했다. BNK경남은행의 1·4분기 순이익은 1012억원, 광주은행은 731억원, 전북은행은 50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1·4분기 순이익은 지방은행 맏형인 부산은행(1252억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케이뱅크는 올해 1·4분기 순이익 507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과 비교해 387.5%나 성장했다. 지난 2021년 설립된 막내 토스뱅크의 올해 1·4분기 순이익도 148억원으로 3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총 2293억 원을 투자, 8.02%의 지분을 취득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22년 8월 한 차례 블록딜을 통해 지분 3.14%를 매각했고, 4251억 원을 회수했다. 우리은행도 2362억 원을 투자, 케이뱅크 지분 12.58%를 취득했다. 올해 IPO 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가 5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상장에 성공할 경우 우리은행도 수익 회수를 노릴 수 있다. 하나은행도 1757억원을 투자해 토스뱅크 지분 8.97%를 얻었다.
■디지털 전환 '가야할 길'
여기에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을 시대적 과제로 삼고 있는 것도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풀이된다. 특히 무점포와 비대면을 앞세운 인터넷은행 3사 영향으로 금융 소비자에게 모바일 거래가 습관으로 자리잡히면서 은행들의 리테일 영업도 비대면으로 급격히 전환되는 추세다. 실제 하나은행의 1·4분기 신용대출의 경우 비대면 판매 비중이 약 95.5%에 달했다. 대면 판매 비중은 4.5%에 그쳤다.
디지털 전환은 금융지주 차원에서도 금융사가 살아남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받아들이고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리테일은 빠른 속도로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이제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의 기업대출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마중물 역할을 제4인뱅이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화 데이터로 시너지 기대
제4인터넷은행을 준비 중인 기업들의 보유한 중소기업, 소상공인, 외국인, 시니어 등 특화 데이터 역시 은행들이 시너지를 통해 수익화를 기대하는 부분이다.
더존비즈온은 기업 급여관리, 회계 등 전사적 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 공급 기업으로, 국내 ERP 사업자 중 1위다. 업계에서는 더존비즈온이 보유한 중소기업 재무정보 데이터를 활용하면 중소기업 신용평가가 가능해지면서 기업금융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KCD)는 소상공인에게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으로 지난 4월 기준 전국 140만여 사업장이 캐시노트를 사용하고 있어 소상공인이라는 씬파일러 데이터가 의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KCD 뱅크는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U뱅크 컨소시엄은 렌딧, 루닛, 삼쩜삼, 트래블윌렛, 현대해상으로 구성됐는데 여기에 대교, 현대백화점 MDM플러스가 지난 12일 가세했다. U뱅크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시니어 등에 특화된 데이터를 보유하며 이들을 위한 포용금융을 비전으로· 내놨다. 기업은행은 U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 중이다.
■제4인뱅 인가 기준 '관심'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제4인터넷은행 1~2개를 인가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3·4분기 제4인터넷은행 선정을 위한 새로운 인가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금융연구원 주관으로 '인터넷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을 주제로 인터넷은행 3사에 대한 평가 세미나를 연다.
금융당국은 이번 성과 평가 내용을 포함해 새로운 인터넷은행 인가 기준안을 내놓을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제4인터넷은행의 인가 기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혁신성과 자본조달능력 뿐만 아니라 개인사업자대출 등 포용성도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연구원 세미나를 거쳐 새 인가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며 "가장 기본이 되는 자금조달능력,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이 하지 못했던 소상공인 사업자 대출 및 포용금융, 기존 은행과 다른 혁신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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