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세토오페라단 제공
모차르트 3대 걸작 오페라 중 하나인 ‘피가로의 결혼’은 프랑스 극작가 보마르셰의 희곡을 바탕으로 작곡됐다. 보마르셰의 희곡은 귀족·상류층을 향한 신랄한 조롱 때문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곧바로 공연 금지됐다. 하지만 오페라는 달랐다. 이탈리아 극작가 로렌초 다 폰테의 대본으로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기 3년 전인 1786년에 작곡된 모차르트의 오페라는 그의 가장 성공한 작품 중 하나가 된다. 문제가 된 부분은 살짝 빼고 뒤죽박죽 엉터리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로 웃음을 자아내는 오페라 부파(희극 오페라)로 완성했다.
음악적 매력도 컸다. “너는 더 이상 날지 못해. 너는 이제 여자들의 분홍빛 얼굴과 영영 이별이야” 등 피가로가 부르는 유명한 아리아 ‘더 이상 날지 못하리’뿐 아니라 ‘편지 이중창’으로 불리는 ‘저녁 바람은 부드럽게’는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요 장면에 등장하며 서정적인 멜로디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베세토오페라단이 오는 21~22일 ‘피가로의 결혼’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을 위해 체코 프라하시립오페라단 지휘자가 내한하며, ‘팬텀싱어’ 프로듀서로 익숙한 베이스 손혜수와 묵직한 중저음이 매력적인 베이스 최병혁이 피가로 역을 맡는다. 또 베이스 우경식, 바리톤 박경준, 소프라노 손주연·강혜명 등 유명 성악가가 출연한다. 떠오르는 여성 연출가 김지영이 연출을 맡으며, 소리얼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위너오페라합창단이 공연에 참여한다.
지난달 말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4 제1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강화자 베세토오페라단 단장이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번 공연을 제작한 베세토오페라단 강화자 단장은 유학파 메조소프라노 출신 여성 오페라 연출가로 명성을 쌓아왔다. ‘아이다’ ‘마술피리’ ‘춘향전’ ‘황진이’ ‘토스카’ ‘라 보엠’ ‘투란도트’ ‘나부코’ ‘백범 김구와 상해임시정부’ 등을 연출했으며, 중국·일본·독일·이탈리아·체코 등 한국 예술을 해외로 전하는 국가문화사절단 역할도 해왔다. 2002년 외교통상부 주관으로 열린 '한중일 국민 교류의 해' 기념사업으로 현제명의 ‘춘향전’을 일본에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도 이 작품을 선보이며 유럽 청중들에게도 큰 인상을 남겼다.
2007년엔 베세토오페라단, 로마극장, 홍콩오페라단 공동제작으로 오페라 ‘아이다’를 올렸다. 2011년 ‘삼손과 데릴라’ 공연에서 세계적인 테너 호세 쿠라를 캐스팅해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고, 2013년에 올린 ‘투란도트’ 공연은 이탈리아 ‘토레 델 라고 푸치니 페스티벌’과 협업했다. 이밖에 인재 양성에도 앞장서 신인 성악가뿐 아니라 연출가, 지휘자, 무대미술가들을 발탁했고 오페라 '마술피리'를 가족 오페라로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